![KIMS 오토노머스 랩 [출처=재료硏]](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8468_683722_286.jpg)
한국재료연구원은 재료데이터·분석연구본부 이호원 박사 연구팀이 인공지능이 실험하는 자율 실험실 'KIMS 오토노머스 랩(Autonomous Lab)'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오토노머스 랩은 AI가 실험 조건을 설계하고 로봇이 실험을 수행한 뒤, 결과를 다시 AI가 분석하는 '자율 실험실' 시스템이다. 연구자는 단지 목표 특성만 입력하면 된다. 실험과 분석이 자동으로 반복되며, 인간의 개입 없이도 소재 연구가 가능한 미래형 플랫폼이다.
오토노머스 랩에서는 로봇 팔이 금속 샘플을 아크멜터(금속 융해 장치)에 정확히 올려 고온에서 재료를 녹이고 형상화한다. 이어 열처리를 위해 튜브 퍼니스(고온 가열 장비)로 옮기고, 실험이 끝난 시편은 X선 회절기(XRD)를 통해 정밀 분석한다.
모든 장비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어 연구자는 실험실 장비를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 AI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다음 실험 조건을 제안하며 반복 학습을 통해 점점 더 정교해진다.
전통적 방식으로는 고온·고강도 합금 같은 신소재 하나를 개발하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렸다. 하지만 오토노머스 랩을 활용하면 이 과정을 몇 주 내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호원 재료데이터·분석연구본부 본부장은 "AI가 강화학습 알고리즘처럼 스스로 실험을 최적화한다"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실험 설계의 정확도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KIMS의 오토노머스 랩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전주기 자동화 연구환경을 갖춘 시스템이다. 특히 반도체, 2차전지, 수소 에너지, 우주·국방 등 고정밀 기술이 필요한 산업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숙련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고난도 실험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KIMS는 오토노머스 랩을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 실험실 구축 △멀티모달 AI 연동 △대규모 소재 데이터 공개 등 후속 계획도 준비 중이다. 특히 숫자·이미지·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모달 AI와의 결합은 소재 개발의 새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철진 KIMS 원장은 "오토노머스 랩은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소재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플랫폼"이라며 "AI와 소재 기술의 융합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 첨단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