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상장사 이월드가 지주사 이랜드월드로부터의 차입금 상환 기한을 다시 연장하며 여전한 자금난을 드러냈다. [출처=이랜드]
이랜드그룹의 상장사 이월드가 지주사 이랜드월드로부터의 차입금 상환 기한을 다시 연장하며 여전한 자금난을 드러냈다. [출처=이랜드]

이랜드그룹의 유인한 상장사 이월드가 지주사 이랜드월드로부터의 차입금 상환 기한을 다시 연장하며 여전한 자금난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이후 주력 사업의 완전한 회복이 지연되면서 은행권 차입 외 계열사 자금 수혈에도 계속 의존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월드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이랜드월드로부터 320억원의 장기차입을 결정했다. 해당 건은 신규 차입이 아닌 지난 2024년 8월 17일 체결된 기존 차입금 계약을 만기 도래 전 종료하고 새롭게 약정을 맺은 것으로, 사실상 차입 연장에 해당한다.

새 약정에 따라 상환일은 2027년 6월 30일로 연장됐으며 차입금 규모는 이월드의 2024년 말 기준 자기자본 2342억3900만원 대비 13.66%, 자산총액 4269억400만원 대비 7.5% 수준이다. 상환 방식은 만기 일시 상환이나 중도상환 및 분할상환도 가능하며, 토지 등 자산이 담보로 설정돼 있다.

기존에 존재했던 차입 건을 단순히 연장한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이월드의 금융비용 부담이 여전히 크고, 주요 사업부문 실적이 부진해 앞으로도 차입 등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여력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이번 차입 연장 자체도 실적 부진과 맞물려 있다. 이월드는 지난 2019년 1월 31일 이랜드월드로부터 주얼리 사업 부문을 인수했으며,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 이상을 해당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부터 해당 사업부문의 실적이 급감했고, 현재까지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드, OST, 라템, 클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이월드 주얼리 사업부문은 중저가 중심의 제품 구성이 특징이지만, 최근 국내 시장에서 고가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이전보다 입지가 크게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이 회사의 주얼리 사업부문 매출은 2022년 850억4500만원, 2023년 735억6000만원, 2024년 712억2300만원 등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1분기 역시 115억4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94억1800만원 대비 40.6%(78억7500만원) 뒷걸음질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월드의 금융비용은 2022년 55억6700만원, 2023년 69억2900만원, 2024년 83억100만원 등 가파르게 올라 그 규모가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올 1분기 금융비용의 경우에도 21억1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9억9300만원 대비 6%(1억1900만원) 늘었다.

금융비용의 대부분은 이자비용이다. 차입 연장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한 조치지만, 향후 실적 개선 없이는 추가적인 차입 부담이나 신용 리스크 확대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차입 연장과 관련해 이득인 부분은 이자율이 연 7.14%에서 6.3%로 낮아졌다는 점 정도다. 이에 따라 이월드는 2년간 5400만원 가량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 과거엔 그룹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이처럼 테마파크 외 자체 사업기반 약화로 외부 투자 유치나 금융비용 부담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나, 구조적인 실적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재무 불안 해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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