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이번 개인정보처리방침 개정과 AI 안면인식 자판기 ‘스마트 셀러’신기술 투입은 정보 보호 규제 대응과 디지털 편의성 확대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인도장 운영권 철회와 AI 자판기 시범 도입은 면세산업이 더 이상 ‘상품 중심’이 아닌 ‘데이터·접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결정적 신호다. 향후 수익구조 재편, 협회 역할 재조정, 무인화 모델 확산까지 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전경. [출처=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이번 개인정보처리방침 개정과 AI 안면인식 자판기 ‘스마트 셀러’신기술 투입은 정보 보호 규제 대응과 디지털 편의성 확대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인도장 운영권 철회와 AI 자판기 시범 도입은 면세산업이 더 이상 ‘상품 중심’이 아닌 ‘데이터·접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결정적 신호다. 향후 수익구조 재편, 협회 역할 재조정, 무인화 모델 확산까지 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전경. [출처=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대폭 손질하고, 업계 최초로 안면인식 기반 무인 자판기를 도입하는 등 운영 구조와 고객 접점 전략을 동시에 전환하고 있다.

오는 10일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따른 조치다.

현대면세점은 결제카드번호, 카드사명, 유효기간, 승인일자 등 민감한 결제정보 수집 항목이 새롭게 명시된다고 4일 밝혔다. 또 만 14세 미만 아동의 정보는 원칙적으로 수집하지 않되 불가피한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수임을 규정했고, 고객은 개인정보 열람·정정·삭제 권한을 법정대리인이나 위임을 받은 자 등 대리인을 통해 행사할 수 있는 제도도 처음 도입됐다.

이번 개정은 단순 고지 차원을 넘어 결제 흐름의 데이터화, 운영권 구조 재편, 정보 주체 권리 강화 등 3중 전환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한국면세점협회가 수행하던 인도장 운영 위탁 항목이 삭제된 점이다. 기존에는 협회가 상품 조업, 고객 응대, 이벤트 실행 등을 전담해 왔지만 이번 개정에서는 관련 위탁 명시가 사라졌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정보처리방침) 개정은 정보보호체계 심사에 대비한 조치사항의 일환”이라며 “인도장 운영 주체는 기존과 동일하게 한국면세점협회이지만 운영 방식은 외부 도급에서 당사 직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최근 불거진 인천공항 인도장 임대료 인상 논란 및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착수와 맞물려 면세업계 내 수익구조 개편과 공공성 재조정 흐름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민간 위탁업체 또는 그룹 계열사로의 이관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현대면세점은 최근 안면인식 기반의 AI 무인 자판기 ‘스마트 셀러(Smart Seller)’를 인천공항점에 시범 도입하며 면세 쇼핑의 새로운 전환점도 마련했다. 이 자판기는 여권 스캔, 안면 인증, 항공권 확인, 카드 결제 등 기존 오프라인 면세 구매 절차를 기기 내에서 모두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OCR(광학문자인식)과 AI 기술이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면세품 구매에 필요한 복수의 신분 인증 절차를 단일 디바이스에 구현한 것은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현재는 한국 여권 소지자 대상 소형 간식류 판매에 한정해 시범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출국 직전 혼잡 시간대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직원 없이도 본인 인증이 가능한 무인 픽업 솔루션으로 향후 다양한 상품군에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근 면세업계는 모바일 픽업, 전자영수증, 통합 쇼핑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편의성 기반의 운영 시스템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공항 면세점들은 3시간 전까지였던 구매 가능 시간을 출국 30분 전까지 연장하는 등 실질적 쇼핑 경험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의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정보 고지나 기술 도입을 넘어 운영 구조의 재편과 고객 경험 혁신을 동시에 꾀하는 이중 전략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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