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K패션 브랜드 유치에 박차를 가하며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출처=오픈AI]
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K패션 브랜드 유치에 박차를 가하며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출처=오픈AI]

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K패션 브랜드 유치에 박차를 가하며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은 여전하지만, 이들의 명품 구매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스트리트·컨템포러리(준명품) 패션 브랜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1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7월18일 서울 명동 본점에 캐주얼 패션 브랜드 Mmlg 매장을 새롭게 오픈한다. 스트리트 감성을 기반으로 한 Mmlg는 밀레니얼·Z세대 고객층에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다.

이번 신규 입점은 단순한 브랜드 추가가 아닌, 명동점 패션 매장의 전면 리뉴얼 작업의 연장선으로 진행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미 지난해 ‘마뗑킴’, ‘드파운드’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편집숍 ‘하고하우스(HAGOHAUS)’를 선보였으며, 해당 리뉴얼을 통해 고객 쇼핑 동선의 효율화와 브랜드 검색 편의성까지 함께 강화한 바 있다.

신라면세점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올해 3분기(7~9월) 중 무신사DF 매장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무신사DF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면세점 전용 채널로, 국내 패션 브랜드 중 면세점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발굴해 사업 전반을 지원한다.

이번 신규 매장은 지난 2022년 신라면세점 서울 본점에 이어 세 번째로 오픈하는 매장이다. 무신사DF의 오프라인 행보 자체는 2020년 현대면세점 동대문점에서 시작됐지만, 해당 면세점이 오는 7월 말 영업 종료를 앞두고 있는 탓에 향후 무신사DF의 모든 매장은 신라면세점 내에 위치하게 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 본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 두 곳 모두 채용 사이트 ‘사람인’ 내 구직 게시물을 통해서도 신규 매장 개설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면세업계가 과거처럼 명품 브랜드에만 얽매이기보다 컨템포러리, 캐쥬얼, 스트리트 등을 키워드로 하는 의류 매장 리뉴얼 작업에도 가치를 느끼고 있음을 방증한다. 최근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명품 매출이 줄고, 이전보다 K패션의 인기가 커지면서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이다.

특히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2022년부터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가 연이어 철수하면서 일명 ‘에루샤’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신라면세점은 고가 명품 대신 무신사DF와 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 유치를 선택하며 면세점의 새로운 정체성 구축에 나선 셈이다.

앞으로 K패션 브랜드의 오프라인 면세점 단독 입점 사례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면세점 업계 스스로 이 같은 시도를 두고 단순한 브랜드 교체가 아닌 전략적 선택이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도 병행 중이다. 고정 수요가 보장되는 공항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시내면세점은 K패션 중심의 리테일 실험장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의 성격과 고객 유입 경로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입지를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면세점의 ‘간판’이었던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면세점에서 차례로 철수하는 추세”라며 “대신 최근 K컬처 확산에 따라 한국 연예인들이 착용한 스트릿·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대한 외국인 소비자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면세점은 명품 브랜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K패션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통해 글로벌 고객을 사로잡으려 한다”며 “앞으로도 무신사DF, Mmlg 등 K패션 브랜드의 매장 입점 사례는 점차 확대되고 온라인 채널 내 K뷰티·패션 전문관도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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