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날보다 5.5원 오른 1385.7원을 기록했다. [출처=연합뉴스]
16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날보다 5.5원 오른 1385.7원을 기록했다. [출처=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이스라엘-이란 간 휴전 합의로 지난달 말 1300원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7월 들어서 오름폭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1400원 문턱에서 중동 갈등 완화는 달러 약세로 이어졌으나 미국의 상호관세 추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기대감 저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되면서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5.5원 오른 1385.7원을 기록했다.

16일 새벽 2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388.2원으로, 이는 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2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올해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추진 여파로 1500원에 근접한 1400원 후반대를 기록할 정도로 '달러 강세' 양상이 이어졌다.

강달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국가들과 관세 협상에 나서면서, 점차 안정세를 찾아갔고 1300원대에 진입하며 환율 변동성에 대한 외환시장에서의 불안감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초 1350원대에 거래가 이뤄지며 하향 안정화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등 중동 지역 정세 불안정성에 지난달 23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384.3원을 기록하며 1400원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환율 급등세는 이스라엘-이란 간 휴전 합의에 변동성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달 30일 주간거래 종가는 1350.0원으로 작년 10월 11일(1349.5원)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 외환시장에서는 135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4일 1362.0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1360원대를 유지하다가 7일(1373.1원) 1370원을 넘어섰다. 14일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5.8원 오른 1381.2원을 기록한 뒤, 1380원대를 유지 중이다.

점차 오름세를 보인 환율이 1400원에 근접, 지난달 중동 갈등 당시의 수준으로 치솟았다.

달러 강세는 미국 물가지표, 관세 정책, 연준 금리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멕시코에 다음달 1일부터 상호관세로 각각 30% 부과하기로 하면서 지난 14일 환율 상승 조짐을 보였고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138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는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하향 안정화를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은 미 관세 움직임, Fed 금리 정책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고 여기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도 반영되면서 14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다시 관세 카드를 남발하고 미국 6월 CPI에 관세 징후 더해지며 환율이 반등했다"며 "관세의 새로운 유예 시한인 다음달 1일까지 시장이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기에 당분간 높은 환율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주요국에 관세율 인상해서 통고하고 강경 압박하자 반신반의하는 심리가 생겼으나, 통고한 관세율 강행 시 미국 경제 부담이 커져 결국 물러날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 관세 정책은 양방향이 열려 있는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마무리 하는 것이냐를 기다려봐야 한다"며 "한국을 국가별 관세 협상이 어떻게 될지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이 어느 쪽으로 갈 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에 대한 안전자산 선호도도 반영되는 분위기인데 8월 초 관세 이슈, 연준이 어떻게 통화정책을 가져가느냐도 중요한 요소"라며 "매파적으로 간다면 달러 강세가, 비둘기파적으로 진행한다면 약세가 예상된다. 반영 상황에 따라 환율 영향에 대한 방향성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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