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383_687172_2458.jpg)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선 대헝건설사 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서울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이른바 '한강벨트 빅매치'가 올 하반기 예고되면서다. 수익성 저하로 선별 수주 기조가 강화된 건설업계. 알짜 사업지 확보를 위한 대형사들의 각축전이 본격 펼쳐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치뤄질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입맛을 다시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을 비롯해 개포우성 4차, 송파한양2차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한강벨트란 한강을 따라 압구정, 여의도, 성수, 반포, 용산, 광장동, 망원 등 강북·강남을 아우르는 핵심 입지로, 조망권은 물론 교통·학군·생활 편의시설까지 최고 수준의 주거 인프라를 갖춘 지역을 뜻한다. 이에 해당 지역 정비사업은 상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 사교육 1번지 '개포우성 7차' 두고 삼성물산 VS 대우건설 물밑 경쟁
현재 가장 주목받는 사업지는 개포우성7차다.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한 '사교육 1번지' 입지를 비롯해 도보 10분 거리에는 삼성서울병원이, 차량 10분 내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있어 의료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교통 호재도 풍부하다. 3호선 대청역이 도보 10분 내에 위치하며, 2025년 개통 예정인 학여울역이 완공될 시 강남, 양재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처럼 입지 여건이 탁월하다 보니, 건설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업계 1위 삼성물산과 3위 대우건설은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루미원' 5세대 설계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디자인 그룹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단지 중앙에 축구장 1.5배 규모의 광장과 300년산 느티나무를 상징수로 배치하고, 약 5000평 규모의 테마 숲과 3.5km 순환 산책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AA+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대우건설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정면 승부를 택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20일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자사의 사업 역량을 조합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김 사장은 "리뉴얼한 써밋 브랜드의 첫 적용지를 개포우성7차로 선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이곳은 써밋이 지향하는 프리미엄의 기준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리뉴얼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처음으로 개포우성7차에 적용해 '써밋 프라니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조합원 분담금 절감을 최우선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 확대 △사업비 대여 금리 CD+0.0% 적용 △입주 시 100% 분담금 납부 등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며, 세대당 약 6억2000만원 이상의 분담금 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종 시공사 선정 총회는 내달 23일로 예정돼 있으며, 양사 간의 경쟁은 그때까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개포우성4차,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3파전' 예상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 재건축 사업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입찰에는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개포우성 4차 재건축 사업에 최고의 사업조건으로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개포우성 4차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 개포우성 7차 재건축 사업 입찰에 불참했다"며 "'청담르엘', '잠실르엘'등 롯데건설의 최고급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르엘을 앞세운 브랜드 경쟁력으로 수주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4차의 경우, 타워팰리스와 함께 부곡동 핵심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사업지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우성4차는 기존 9층, 459가구에서 최고 49층, 1080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며,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월 9일로 예상된다.
◆ '노른자 입지' 송파한양2차도 3파전…GS·포스코·HDC 물밑 탐색
강남권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송파한양2차’ 역시 주요 건설사들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송파구 송파동에 위치한 이 단지는 현재 744가구 규모로, 재건축 후 지하 4층~지상 29층, 총 1346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6856억원에 달한다.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난 이후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심을 보이며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벨트 정비사업 본격화로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선정 결과에 따라 서울 정비사업의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