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출처= 두산건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754_687654_4453.jpg)
두산건설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1년 두산그룹 계열에서 제외된 뒤, 오너의 사익 추구 논란과 무리한 수주로 몸살을 앓던 과거와 결별하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앞세운 '실속형 성장' 전략으로 확연히 다른 성과를 내고 있다.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분양이 태반이라는 지방에서 대단지 분양 완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일산 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며 시평 순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그림자도 점차 지워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2조1753억원, 영업이익 10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은 두산그룹 소속 시절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두산건설은 2009년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 이후 경영 위기를 맞았고, 2011년부터 10년 이상 적자를 지속했다.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해 두산그룹이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으로 1조 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실적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지분을 전량 인수해 두산건설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만성 부실은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에도 부담이 됐다. 두산중공업마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수혈받게 됐고, 그 일환으로 두산건설은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이후 2021년 두산건설은 사모펀드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특수목적법인(SPC)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2025년 3월 기준 더제니스홀딩스는 두산건설 보통주 52.53%(우선주 포함 시 53.65%)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보통주 43.36%, 우선주 2.9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아 있다.
새 대주주 체제 이후 두산건설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과거 몸집 키우기에 집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사업성 중심의 선별 수주와 리스크 분산형 포트폴리오 전략을 병행하며 실속을 챙겼다.
그 성과는 재무 지표에 서서히 반영됐다. 2023년 말 539.7%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1분기 403.5%로 낮아졌고, 신용등급도 B에서 B+로 상향됐다. 수주잔고는 약 9조5000억 원에 이르며, 외형 성장의 기반도 확보한 상태다.
시장 신뢰도 회복은 분양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3월 경남 창원 진해에 GS건설과 함께 선보인 '창원 메가시티 자이앤위브'는 분양 시작 80여 일 만에 사실상 전 세대 완판을 달성했다. 두산건설은 이 사업에 약 45% 지분으로 참여했다. 이어 5월 광주 '두산위브 트레지움 월산', 7월 서울 영등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대우건설 공동사업)도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영등포 단지는 83가구 모집에 1만5000건이 넘는 청약이 몰리며 "완판은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두산건설에 있어 분양 성과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1분기 실적은 분양 일정 지연 탓에 매출 4247억원, 영업이익 82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연내 실적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주택 외에도 공공부문으로 외연을 넓히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도봉구 '방학역' 및 '쌍문역' 도심복합주택사업을 모두 수주하며, 단일 민간 주택에 편중됐던 과거 영업 구조와의 차별화를 이뤘다.
업계는 "새 대주주 체제 이후 두산건설의 시장 대응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이정환 대표는 2022년 말 취임 이후 분양 사업을 직접 챙기며 '데이터 중심 전략'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철저한 입지·수요 분석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현재 두산건설의 현재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0위권 초반대다. 그러나 완판 사례 확대와 재무 안정성 회복,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올해 순위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두산건설은 이 대표 취임 이후 시평 순위가 2023년 35위에서 2024년 32위로 올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실질적인 공사 실적에서는 업계 10위권에 근접한 수준이지만, 과거 높은 부채비율이 종합평가 점수에서 불리하게 작용해왔다"며 "올해는 부채 부담이 줄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시평 순위 상승 여지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