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 [출처=한화그룹]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 [출처=한화그룹]

한화갤러리아가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사업권 매각을 추진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직접 들여온 야심작인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론칭 이후 수익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정작 본업인 백화점 부문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 부사장이 백화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파이브가이즈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는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전략적·재무적 투자자(SI·FI)에게 투자 안내서(티저레터)를 배포 중이다. 8~9월 중 인수 의향서(LOI)를 접수한 뒤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에프지코리아는 한화갤러리아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외식 자회사로 파이브가이즈는 김 부사장이 브랜드 계약부터 국내 진출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한 신사업이다. 2023년 6월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여의도, 압구정, 광교 등 수도권 핵심 상권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중 용산역 아이파크몰에 8번째 매장을 연 데 이어 연내 1곳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에프지코리아는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3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국내 파이브가이즈 매장은 전 세계 1900여개 매장 중 점포당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복수의 매장이 글로벌 매출 ‘톱5’ 안에 들어 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매각을 검토하는 배경엔 한화갤러리아 본업의 실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3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68.1% 축소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6%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 부문은 오프라인 소비 위축과 명품 소비 양극화로 인해 경쟁 심화에 시달리는 중이다. 이에 김 부사장은 잘되는 외식 브랜드를 통한 투자 회수로 백화점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매각 배경을 수익성 악화나 본사와의 협업 난항으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일축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매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공적인 모델”이라며 “오히려 글로벌 본사가 일본 진출 사업을 맡아달라고 제안할 만큼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각이 추진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서울 명품관 재건축 등 백화점 부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