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배스킨라빈스’를 앞세운 SPC가 독주해 온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유통 대기업 한화가 정식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 구도에 균열을 예고했다. [출처=오픈AI]
오랫동안 ‘배스킨라빈스’를 앞세운 SPC가 독주해 온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유통 대기업 한화가 정식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 구도에 균열을 예고했다. [출처=오픈AI]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오랫동안 ‘배스킨라빈스’를 앞세운 SPC가 사실상 독주해 온 이 시장에 대기업 한화가 정식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신규 브랜드를 앞세운 ‘뉴페이스’ 한화가 배스킨라빈스 원톱 체제를 장기적으로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 아니면 유업체들이 운영하는 백미당, 폴바셋과 함께 ‘1강 3중’ 구도로 남게 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신규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을 이달 말 서울 강남 압구정로데오에 첫 매장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 사업을 이끄는 인물이 한화그룹 3남이자 한화갤러리아의 김동선 부사장이라는 점에서 재계와 유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벤슨’은 고급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미 럭셔리 유통과 외식사업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온 갤러리아가 아이스크림 사업에도 ‘프리미엄’이라는 키워드를 적용한 것이다. 압구정로데오라는 상징적인 입지 선택 역시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생 브랜드인 만큼 이미 국내 17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배스킨라빈스와 당장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기는 현실적으로 힘에 부치겠으나, 업계는 프리미엄 버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재벌 3세들이 아이스크림 부문에서 다시 만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경우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앞서 김동선 부사장과 파이브가이즈, 쉐이크쉑 등 버거 브랜드를 각각 내세우며 외식시장 내에서 한 차례 격돌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도전 외에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전통 유업체들의 브랜드 확대 시도 역시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해온 브랜드 ‘백미당’을 올해 초 별도법인으로 분리하고 제품력을 키우는 등 최근까지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했다.

매일유업 관계사인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바셋’ 역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폴바셋은 커피 전문 브랜드지만 매일유업의 상하목장과 연계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제품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상태다. 최근에는 고급 식빵 브랜드 ‘밀도’와의 협업을 통해 고급 베이커리와 커피, 아이스크림을 아우르는 복합 프리미엄 외식공간 재편을 시도했다.

결국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일련의 움직임들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산업 지형도에 얼마나 변화를 줄 수 있을 지다.

물론 배스킨라빈스가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전국 단위 유통망을 자랑하고 있기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경쟁이 결국 ‘1강 3중’ 구도로 남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이전보다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취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갈망이 늘어난 덕에 신규 브랜드들이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분위기가 충분히 마련됐다고 보는 시각도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벤슨’의 등장은 외식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으며, SPC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 또한 아무리 선두업체라도 이 같은 도전을 크게 의식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경쟁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으로 결판 날 것”이라며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SNS 인증문화와 감성 마케팅이 강화되는 트렌드를 감안하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도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매장 경험 디자인이 향후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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