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홍기 [출처=연합뉴스]
오성홍기 [출처=연합뉴스]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뉴로모픽 컴퓨터를 개발해 인공지능(AI)과 뇌과학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저장대학교 연구진은 뉴런 수가 20억개를 넘는 '우쿵(悟空)' 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쿵'은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컴퓨터는 인텔이 지난해 발표한 '할라 포인트'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할라 포인트는 인간 뇌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최대 11억5000만개의 뉴런을 처리할 수 있는 뉴로모픽 시스템이다. 그러나 우쿵은 그보다 약 두 배에 달하는 뉴런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다윈 3' 뉴로모픽 반도체 960개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로모픽 컴퓨팅은 뇌의 뉴런과 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인간 사고와 유사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우쿵은 단순한 연산 능력을 넘어 뇌 구조를 전산적으로 재현해, AI 시스템의 추론·생성·문제 해결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진은 우쿵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 운영체제(OS)를 개발했으며, 다양한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의 구동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딥시크'의 대규모 AI 모델을 기반으로 논리 추론, 콘텐츠 생성, 수학 문제 해결 등을 수행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쿵은 제브라피쉬, 생쥐, 짧은꼬리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의 뉴런 수에 맞춰 이들의 대뇌 작동을 초보적으로나마 모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저장대 연구진은 이를 통해 뇌 신경 활동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신경과학 연구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우쿵이 AI 개발을 위한 새로운 컴퓨팅 기반을 제공하고, 신경과학자에게는 뇌 시뮬레이션 도구로서의 잠재력을 열어줄 것”이라며 이번 성과의 학술적·산업적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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