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KF-21에 국산 'AESA 레이다' 본격 탑재

한국형 전투기(KF-21)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AESA(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 레이다가 본격 탑재된다.

한화시스템은 방위사업청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서 KF-21용 AESA 레이다 양산 1호기 출고식을 가졌다고 6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방사청·공군·국방과학연구소·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최초 양산 우선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나머지 잔여 물량 계약까지 마무리했다. 2028년까지 총 40대의 AESA 레이다를 KF-21에 탑재할 예정이다.

AESA 레이다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며, 공중·지상·해상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첨단 장비다. 기존 기계식 레이다보다 탐지 범위와 반응 속도가 월등히 뛰어나며, 다중 표적 동시 추적 및 교전이 가능해 공중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꼽힌다.

특히 AESA 레이다는 2015년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 이후, 국내 독자 개발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컸던 분야다.

하지만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아래 시제업체로 참여해, 개발 착수 4년 만인 2020년에 시제 1호기 출고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번 양산 1호기 출고는 본격적인 KF-21 실전 장비 공급의 시작을 의미한다.

양산 1호기가 출고된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 안테나시험장은 2024년 말 AESA 레이다 시험을 위해 새롭게 구축된 첨단 시설이다. 이곳은 최대 4대의 항공용 소형 레이다를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근접전계시험(Near-Field) 시스템을 갖췄다. 약 1000개 송수신 채널로 구성된 AESA 레이다 안테나의 기능과 성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정규헌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KF-21을 시작으로 첨단 강군 육성과 방산강국 실현을 위해 정부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혁 한화시스템 DE(Defence Electronics)사업부장은 "한화시스템은 AESA 레이다 국산화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확보하고 수출까지 실현한 국내 유일 기업"이라며 "향후 미들급 전투기, 경전투기, 소형 무인기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5월, 유럽 대표 항공우주·방산기업인 레오나르도와 ‘경공격기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해, 국산 AESA 레이다의 첫 수출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또 AESA 레이다 외에도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획득추적장비(EO TGP) 개발에 성공했다. KF-21의 핵심 항전장비인 △임무 컴퓨터(MC) △다기능 시현기(MFD) △음성신호 제어관리 시스템(ACCS) 등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국산화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