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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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올해 들어 국내 10대 그룹 중 기업가치가 가장 크게 오른 곳으로 나타났다.

방산·조선 주도의 압도적 실적과 미국과의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발판 삼아, 7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무려 77조원 넘게 불어났다. 

5일 관련 업계와 한화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말(2024년 12월 30일 종가 기준) 43조5000억원이었던 한화그룹 13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이달 1일 기준 12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7개월 만에 77조2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0.6% 상승했고, 한화를 제외한 10대 그룹 평균 증가율은 30.3%에 그쳤다. 이에 비해 한화는 5배를 웃도는 압도적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2662조7000억원)의 2.3%에 불과했던 한화 상장사들은, 올해 코스피 전체 상승분(600조2000억원)의 12.9%를 견인하며 증시 영향력까지 확대했다.

■방산·조선 3사, 시총 97조…그룹 성장 이끌어

한화그룹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 핵심은 방산과 조선 분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등 3사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97조원에 달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시장 확대로 인해 주가가 지난해 말 32만6000원에서 지난달 말 99만6000원으로 245.1% 폭등했다. 지난 7월 21일 유상증자를 통해 4조2000억원의 자본을 조달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11조8577억원, 영업이익 1조425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상증자 발표일인 3월 20일 당시 72만2000원이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장중 103만5000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화오션, 시총 36조 돌파…네이버 제쳐 코스피 13위

한화오션 역시 조기 경영 정상화와 한미 관세 협상 수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말 3만7350원이던 주가는 이달 1일 11만7400원까지 치솟으며 200.1%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35조9729억원으로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13위에 올라섰다.

이는 2023년 6월 인수 당시 기업가치가 3조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2개월 만에 무려 1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한화오션의 급등세에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와 관세 협상 이슈가 자리한다. 미국 현지에 조선소를 보유한 유일한 국내 조선업체인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통해 미국 내 설비 투자와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 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미국 내 사업 기반은 한국과 미국 간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 국내 증권가에서는 마스가 프로젝트가 관세 협상을 촉진하고, 이 영향이 국내 증시 지형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웅진 iM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돕는 구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상선 및 군함 발주를 한국 기업이 수주하는 방식으로 보답받을 것"이라며 "한화오션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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