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출처=한화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2992_689051_1332.jpg)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며 산업 외교의 '선봉장'으로 떠올랐다.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타고 국내 조선사의 미국 진출을 현실로 만든 데 이어, 한화오션의 글로벌 전략 확대에 실질적 성과를 안겼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이번 성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관세 부과 시한을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한화그룹의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비공개로 방문해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것이 협상 타결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한미 상호관세율은 당초 예고된 25%보다 10%p 낮은 15%로 확정됐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경쟁국들과 같은 조건이다. 이번 협상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전략 산업에 총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를 투자하는 조건이 포함됐으며, 그 중 1500억 달러(약 210조 원)는 MASGA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해군 선박 유지보수(MRO)·공급망 재편을 골자로 한 대형 산업 재건 정책이다. 현재 미국의 상업용 선박 건조 점유율은 0.13% 수준으로, 군용 선박조차 자국 내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구조다.
■한화, MASGA 선점…美 필리조선소 선제 인수 '적중'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1억 달러(약 1380억 원)에 인수하며 MASGA 흐름을 선제적으로 포착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규제 완화 △LNG 수요 증가 △대중국 제재 강화에 따른 선박 수요 확대를 겨냥한 전략적 인수였다. 한화오션은 이번 협상을 계기로 미국 내 조선 인프라를 확보한 유일한 국내 조선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MASGA 프로젝트는 단순한 발주 확대를 넘어 미국 조선 생태계 전반을 재건하는 정책이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은 △기술 이전 △현지 합작 △방산·에너지 복합 모델까지 다층적 참여 기회를 확보할 전망이다.
■김동관, 트럼프 라인과 연쇄 교류…협상 전면서 돌파
이번 협상에서 김 부회장은 한국 협상단에 직접 참여해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앞서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캔들라이트 만찬, 스타라이트 무도회 등 주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조선·방산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존 펠런 미국 해군성 장관(왼쪽 세 번째)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두 번째) 등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네 번째)의 안내로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를 둘러봤다. [출처=한화]](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2992_689052_1421.jpg)
또 그는 관세 협상 직전에는 필리조선소를 찾은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과 직접 만났다.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의 10억 달러 규모 미국 재생에너지 투자, 한화오션의 미국 내 조선소 인수 등을 통해 미국 산업계와 신뢰를 쌓아왔다.
김 부회장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회의 등을 통해 미국 AES, 이탈리아 Enel, 일본 Mitsui OSK Lines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폭넓은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에너지·조선·방산을 연결하는 복합적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 전방위 확장 가속…"MASGA, 대미 조선 교두보"
김 부회장은 현재 그룹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한화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동시에,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재생에너지·수소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 사내이사로 조선·방산 시너지를 설계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로 우주·항공 분야 글로벌 확장을 주도 중이다.
한화오션은 MASGA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다. 한화솔루션 또한 해상풍력 및 수소 공급망 연계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양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필리십야드 4도크 [출처=한화]](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2992_689053_1526.png)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미 조선 협력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조선업 지원에 불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선·군함 발주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우선 수혜 기업은 단연 한화오션"이라고 전망했다.
재계 일각에선 이번 협상이 기업이 주도한 외교의 상징적 사례로 보는 분위기다. 김 부회장이 트럼프 정권과의 교류를 통해 구축한 정·산업 네트워크는 향후 방산·조선·에너지 부문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기반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조선 협상은 정부보다는 민간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라 할 수 있다"며 "김동관 부회장이 트럼프 정권 핵심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조선과 방산, 에너지 분야 전반의 전략적 입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산업 외교의 전형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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