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한 미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출처=한화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2844_688871_447.jpg)
한화그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존 펠란(John C. Phelan) 미 해군성 장관, 러셀 보트(Russell Vought)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를 방문했다고 1일 밝혔다.
러셀 보트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에도 예산관리국장을 지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미국 정부 조선업 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대통령의 예산안 수립 및 집행과 행정부의 입법 제안, 정책의 우선순위 조정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다.
이들이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포함한 관세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미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셀 보트 국장과 존 펠란 장관의 필리조선소 현장 방문 결과를 보고 받고 관세협상 타결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필리조선소에서 김동관 부회장과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의 안내를 받아 주요 생산 현장을 함께 둘러보고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관 부회장은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교두보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등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장기 사업전략과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하며 미국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존 펠란 장관, 러셀 보트 국장 등은 필리조선소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용접기술을 배우고 있는 훈련생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가져온 자동용접 설비 등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보트 국장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화의 투자와 현지 인력들과의 파트너십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미국 조선업 부흥에 있어 한화는 확실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펠란 장관도 "조선해양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일은 트럼프 행정부와 미 해군성의 최우선 과제"라며 "3개월 전 한국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해 현대화된 현장을 확인했고, 이번 필리조선소 방문은 미국 내 조선역량 강화를 직접 체감하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4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김동관 부회장의 안내로 △잠수함 △상선 건조 현장 △MRO 작업 중이던 미 해군 7함대 유콘함 등을 직접 확인한 바 있다. 미 해군 최고위직이 불과 3개월 사이 한국과 미국에 있는 한화의 양대 조선소를 모두 방문한 셈이다.
김 부회장은 당시에도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전략에 즉각 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미 전역에 복수의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북미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는 한화"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해 말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함께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 △공정 최적화 등 전방위적 개편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식 생산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한화는 현재 연 1∼1.5척 수준인 건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필리조선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형 조선업 부활 전략'의 핵심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고위 관계자들의 잇단 현장 방문으로 미국 내 입지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