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제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590_689725_5451.jpg)
미국의 중국 배제 정책에 따라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본격적인 낙수 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이외 지역에서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중장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자국 내에서 중국 배터리사를 제외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에게 수혜가 돌아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최근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922억원을 달성했다. 미국 인플레이션(IRA)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보조금을 제외한 후 6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손익의 경우 북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고수익 제품·프로젝트 물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 및 재료비 절감 등 원가 혁신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주 6조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고객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테슬라와 성사된 것으로 추정한다.
SK온도 마찬가지다. 2분기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매출 2조1077억원, 영업손실 664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7%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85.6% 줄어든 성과다.
북미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배터리 사업에서 선방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배터리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약 70% 이상 대폭 증가해 공장 가동률이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의 경우 올해 2분기 39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는 북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투자(JV) 공장 라인을 수요가 견조한 ESS라인으로 전환함에 따른 단기적인 실적 악화로 본다. 이에 올해 4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자국 내에서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적극적으로 배제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한국산 배터리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배터리사들인 CATL과 BYD의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5.9%포인트 증가했다. [출처=SNE리서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590_689726_5532.jpg)
다만 중장기적으로 국내 배터리사들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미국 외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27.6%에서 29.7%로 2.1%포인트 증가했다. BYD 또한 7.5%까지 성장하며 작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 점유율이 늘어났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8.1%포인트 하락한 37.5%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LFP 배터리뿐만 아니라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 배터리사들의 경쟁력이 올라오며 국내 배터리 업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기술 발전 속도는 매섭다. BYD는 슈퍼 e-플랫폼이라는 새 충전 시스템을 통해 5분 충전으로 470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CATL은 2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지난 4월 공개했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1㎏당 175와트시(Wh)로 LFP 배터리와 비슷하나 주행가능 거리가 500km에 달하며, 영하 40도에서도 충전량의 9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배터라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미국에 의존할 게 아니라 기술 개발을 통해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보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