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가 7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디지털 G2를 향한 첫 걸음’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가 7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디지털 G2를 향한 첫 걸음’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

디지털 결제가 ‘3세대 시대로의 전환’을 맞고 있다. 카드 기반 2세대 결제를 넘어, 디지털 월렛 기반의 결제와 송금이 주류로 떠오르며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 트래블월렛이 있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7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디지털 G2를 향한 첫 걸음’ 포럼에서 “카드는 2세대, 디지털 월렛은 3세대”라고 규정했다.

트래블월렛은 자체 클라우드 기반 결제 시스템을 개발·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10여 개 금융기관은 물론 미국·일본·멕시코 등지에도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김 대표는 “보수적인 일본조차 QR 기반 결제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한국 역시 디지털 월렛 전환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에서 디지털 월렛의 필요성이 과소평가돼 온 것도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판단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진보된 기술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확산된다”고 강조했다.

트래블월렛이 가장 주목하는 기술은 스테이블코인이다. 김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대중화되려면 수백만 명이 아닌 수천만 명이 쓰는 수준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디지털 월렛이 그 전환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월렛이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닌 실질적인 화폐로 정착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트래블월렛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결제망을 일부 사용하고 있으나, 이 구조는 30~40년 전 설계된 레거시 시스템으로 기술적 제약과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비자망을 쓰려면 중간 프로세서를 거쳐야 하고, 개발 리소스와 수수료 부담도 상당하다”며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데이터 자체가 곧 ‘돈’이기 때문에 정산과 승인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돼 큰 효율을 낼 수 있다”고 했다.

트래블월렛은 월렛 간 실시간 송금을 가능하게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방식은 송금과 자금 정산이 이원화돼 비효율이 컸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승인과 정산이 통합돼 결제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모델로 삼고 있는 사례는 중국의 알리페이다. 알리페이는 송금이 코스트 없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이것이 곧 결제로 연결되는 구조다. 트래블월렛 역시 이 같은 ‘월렛 간 실시간 거래 생태계’를 지향한다.

트래블월렛은 나아가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시스템을 대체할 차세대 인프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금융 IT 시스템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경직돼 있다”며 “반복적인 백오피스 업무를 코인 내부 로직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증권 대금 정산, 보험금 지급, 조건부 송금 등을 스마트 계약으로 처리하면, 기존 금융사들이 유지하던 고비용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제 금융서비스의 경쟁력은 금융업 자체가 아니라 IT 품질에 달려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IT 서비스를 수출하게 된다면 JP모건이나 씨티은행과도 경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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