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069_690290_5422.jpg)
미국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액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 호조와 세금 감면으로 현금이 쌓인 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설비·신사업 투자에 나서기를 주저하면서 남는 자금을 주식 매입에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각) 자산운용사 버리니 어소시에이츠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액이 9836억달러(약 1311조원)로 1982년 관련 기록 집계 이후 최대라고 전했다. 연말까지 1조1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매입 랠리는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IT 대기업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대형 금융사가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5월 “미 정부 관세 정책으로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늘 수 있다”며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의 2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63억달러에 달한다.
알파벳은 연초 700억달러 매입 프로그램을 내놨고, 보유 현금성 자산은 210억달러 규모다. JP모건은 500억달러, BofA는 400억달러, 모건스탠리는 200억달러 매입을 각각 승인했다.
기업들의 매입 확대는 영업이익 증가와 세제 혜택 덕분에 가능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 등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결정을 늦추면서, 유보 자금이 자사주 매입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를 미국 소비자들의 재정 상태가 양호하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피츠패트릭 운용이사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소비 지출이 줄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일부 비판도 있다. 회의론자는 이미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떠받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장기적 설비 투자나 배당 확대보다 매입을 선호하는 것은 무역 전쟁이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