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대만 40주년 기념행사서 발언하는 립부 탄 인텔 CEO.[출처=인텔]
인텔 대만 40주년 기념행사서 발언하는 립부 탄 인텔 CEO.[출처=인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주가가 7일(현지시간) 3% 넘게 하락하며 다시 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에게 사임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직후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인텔은 전날보다 3.14% 하락한 19.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립부 탄 CEO가 심각한 이해충돌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사임 외에 다른 해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상원 정보위원회 톰 코튼 위원장은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탄 CEO가 중국군과 연계된 반도체 기업들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 출신 중국계 미국인으로, 지난 3월 경영난에 빠진 인텔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이전에는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지냈는데, 미 상무부는 이 회사가 중국 군 현대화와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슈퍼컴퓨터 기술을 중국 대학 등에 이전해 수출통제 규제를 위반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탄 CEO는 1987년 벤처펀드 ‘월든 인터내셔널’을 설립해 중국 전자·제조 기업에 적극 투자했다. 월든은 2001년 중국 국영 반도체 제조사 SMIC의 초기 투자자였으며, 탄 CEO도 2018년까지 SMIC 이사회 멤버였다. SMIC는 군사용 칩과 AI용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며, 미 상무부는 2020년 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월든은 2021년 SMIC 지분을 처분했지만, 미 의회는 이후에도 중국 국영기업과의 투자 관계를 비판했다.

특히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월든이 중국 양자컴퓨팅·반도체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일부는 군사용 암호 해독과 대잠수함 기술 등 첨단 무기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위구르 지역 감시 기술에 쓰인 AI 기업 ‘인텔리퓨전’ 투자 역시 문제 삼았다.

WSJ은 탄 CEO가 중국계 미국인 권익 단체 ‘백인회’와도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이 단체가 중국 공산당의 정책 목표를 지지하며 해외 영향력 확대에 기여하는 조직이라고 평가해 왔다. 월든은 또한 중국 정부의 인재 유치 프로그램 ‘천인계획’ 관련 스타트업과 중국 군사기업으로 지정된 반도체 기업에 약 3,8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탄 CEO는 해당 기업 이사회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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