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출처=삼성중공업]](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225_690490_2850.jpeg)
삼성중공업이 실적 호조세에 이어 '마스가(MASGA·Mega-scale Ammonia and Shuttle Gas Carriers)’ 호황에 힘입어 삼성그룹 내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오랜 시간 동안의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2023년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그룹에서의 입지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과거 수년간 그룹 내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적자를 기록, 누적 영업손실만 6조원을 넘어섰다. 드릴십 악성 재고와 저가 수주 후유증이 장기 부진의 주범이었다.
최성안 부회장이 2022년 말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는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과 원가 구조 개선 등을 집중했다.
그 결과 2023년 233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8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5027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5조1773억원(전년 동기 대비 6.1%↑), 영업이익 3279억원(57.2%↑)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 수주 잔고[출처=삼성중공업]](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225_690491_2935.jpeg)
이 같은 실적 반등의 배경에는 수주 호조가 있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쇄빙선 등 고부가 선종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이며 글로벌 발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마스가 프로젝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조선 ‘빅3’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주도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약 1500억 달러(208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미 해군 방산 부문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FLNG와 스마트 조선 기술, 친환경 선박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의 대규모 LNG 프로젝트와 맞물려 향후 수주 환경이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정치·외교 환경도 삼성중공업에 호재다. 미 의회에서는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의 미국 연안 운송 허용 등을 담은 ‘상선 동맹국 파트너십법’이 발의됐다. 사실상 존스법(Jones Act)의 예외를 허용하는 법안으로, 한국 조선업계의 대미 진출 장벽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이 해상 패권 강화를 위해 북극항로 개척을 중장기 전략에 포함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삼성중공업 쇄빙 LNG선 기술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극항로 발주가 현실화하면 삼성중공업의 입지는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호재들이 맞물리면서 삼성중공업 주가는 연초 1만1000원대에서 최근 1만900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업계 안팎에선 조선업 외교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삼성그룹 전체의 전략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선산업을 통한 미국과의 협력 및 대화의 장이 열리면서, 반도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삼성그룹의 교두보가 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수입 제품에 100% 관세를 예고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5% 관세협상 등으로 반도체 관세 면제에 대한 예측도 나오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또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PC 등 완제품 전자기기도 대상에 포함돼 있어, 해당 품목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세트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조선산업은 미국과의 전략적 협상에서의 지렛대 역할의 가능성을 보였다"며 "우리나라 정부 입장에서도 국내 조선사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삼성중공업이 수년간 삼성그룹에서 불안한 입지를 보였지만, 지금은 단순한 호실적을 넘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