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AI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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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측이 2022년 나토(NATO) 순방 당시 김건희 여사가 착용했던 목걸이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는 자수서를 제출했습니다.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가 반환된 진품 목걸이를 압수했으며, 가품과 함께 법정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12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오정희 특별검사보가 이같이 밝히면서 세간의 시선이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목걸이 전달이 고위직 인사 청탁과 직결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 회장과 구매를 주도한 비서실장 최 모 씨를 소환해 구매 경위와 회삿돈 사용 여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 이봉관 회장 '목걸이 전달' 논란되자 '자수서' 제출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구체적인 전달 경위가 담겼다. 대선 직후 이 회장은 서울 자택 지하의 개인 식당에 김 여사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목걸이를 건네며, 자신이 주관하는 조찬 기도회 참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재회한 자리에서는 "맏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내용도 자수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건설은 자수서와 함께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에 제출했다. 진품과 모조품 한 쌍의 목걸이는 전날 김 여사 영장심사 법정에 증거로 현출됐으며, 특검은 반환 과정에서 가품 교체 여부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검은 "서희건설 측이 목걸이를 전달했다가 논란이 되자 돌려받아 보관하다가 이번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 반클리프 목걸이 건넨 이봉관 회장 누구?

상황이 이렇자, 국민의 관심은 이봉관 회장에게로 집중된다.

이 회장은 1945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당시 월남했다. 경북 경주 문화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포스코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 운송전문회사 영대운수를 설립한 그는, 한국신통운을 인수해 유성특수화물을 세웠다. 1994년에는 업종을 운송에서 건설로 전환, 사명을 서희건설로 변경했고 운송 부문은 유성특수화물이 맡았다.

이 회장은 다른 건설사들이 기피하던 교회·병원 건설을 수주하며 기반을 다졌다. 이후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대규모 일감을 확보하고 철저한 원가 관리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

그 결과 서희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02년 110위에서 2005년 80위까지 치솟았고 △2020년 33위 △2021년 23위 △2022년 21위 △2023년 20위 △2024년 18위를 거쳐 올해는 창사 이래 최고 순위인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이재명 대통령, 서희건설 '경계 대상 기업' 직접 지정

하지만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숱한 논란이 뒤따랐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웠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분양 지연과 사업 무산으로 조합원과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회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잇따랐고, 일부 사업장은 착공이 지연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광주시 '탄벌서희스타힐스' △경기도 안성 '공도스타허브' △평택시 '평택화양센트럴'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희건설을 '경계 대상 기업'으로 직접 지목해 업계의 이목은 더욱 집중됐다.

지난 6월 25일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 한 시민이 "금융권 고리대금으로 고사 직전"이라며 지주택 피해를 호소하자, 이 대통령은 "서희건설 얘기죠?"라고 되물은 뒤 "이 건설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가 실태조사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전국 618개 지주택 사업 중 187곳(30% 이상)에서 심각한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당수가 서희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현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현직 부사장 횡령·배임 기소까지

지난 11일에는 현직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공소가 제기된 사실이 공식 확인되기도 했다.

공시에 따르면 송하민 서희건설 부사장은 약 13억7500만원 규모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1016억원)의 약 0.14%에 해당한다.

서희건설은 "본 건과 관련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소 제기는 지난달 31일 이뤄졌으며, 회사가 이를 공식 확인한 날짜는 이달 11일이다. 해당 금액은 공소장에 기재된 것으로, 추후 법원 판결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서희건설의 화려한 성장 뒤에 가려져 있던 어두운 그림자가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시공능력 순위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인사 청탁 의혹·조합 분쟁·횡령 혐의 등 잇단 악재는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를 크게 흔들고 있다.

향후 진행될 특검 수사와 법원 판결은 서희건설의 운명뿐 아니라, 지역주택조합 사업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 회복 여부를 가를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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