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통발] 시험대에 오른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08.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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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 [출처=ebn]
김지성 기자 [출처=ebn]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하여 각국 정상과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순방의 결과는 향후 한국 외교 전략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회담한다.

지난 6월 G7 회의 이후 두 달 만의 재회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일본 총리와 실용 외교를 추구하는 한국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이 양국 간 미래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단순한 의례적인 만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양국이 협력 가능한 파트너임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인 동시에,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포석이기도 하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일본과 사전 의견 조율을 통해 공동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미래지향적 협력의 발판을 마련하고, 한미일 공조 강화와 역내 평화, 글로벌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의제다. 특히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2017년 TPP에서 탈퇴한 이후 일본과 호주 주도로 출범한 CPTPP는 최근 영국까지 가입하며 12개국으로 확대됐다. 경제 및 통상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CPTPP 가입 논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에는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담이 외교는 물론 국정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관세 협상과 대미 투자 유치다. 한국은 이미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LNG 및 원유 수입을 약속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공개적으로 홍보해 왔다.

이번 회담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양국 간 협상 과정에서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품목에 대한 관세 문제 역시 이번 회담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 협상 역시 중요한 과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 현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며 주한미군 감축,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요구는 동아시아 안보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한국은 국익과 안보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실질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에 초점을 맞춘 실무 방문"이라고 강조하며 "양국 정상이 동맹 관계를 미래지향적인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반도체, 배터리, 조선업, 첨단 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는 '말의 전쟁'과 같다. 이번 순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언어를 선택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외교 지형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성공적인 실용 외교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기반을 닦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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