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잇따라 신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출처=연합]
카드사들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잇따라 신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출처=연합]

카드사들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잇따라 신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한때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해외송금 사업은 결국 철수 수순에 들어갔고,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은 서비스들도 속속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KB페이 내 ‘해외송금서비스’를 오는 10월 1일부로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예상보다 이용률이 저조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송금은 2018년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면서 카드사들이 유망한 신사업으로 점찍었던 분야다. 국내 해외송금 시장의 성장과 글로벌 금융 트렌드에 힘입어 기대를 모았다. 특히 해외 네트워크를 이미 보유한 카드사는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돼 수수료 경쟁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낮은 수익성과 은행·핀테크와의 치열한 경쟁에 밀리며 사업 동력을 잃었다. 업계 최초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놨던 현대카드가 가장 먼저 사업을 접었고, 이후 2023~2024년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잇따라 철수했다. 현재는 신한카드만이 해당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송금 외에도 카드사들의 신사업 도전은 연이어 좌초하고 있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 결제사업도 작년 신한카드에 이어 올해 6월 KB국민카드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현재 현대카드와 BC카드만 유지 중이다. 

생활 플랫폼 전환을 목표로 제공하던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 역시 사라지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올해 신한SOL페이에서 제공하던 공공문서 발급, 분실물 조회, 지원금 찾기 서비스 등을 종료했고, 삼성카드는 셀프 카드디자인을, 하나카드는 렌탈몰 사업을 접었다.

신사업 철수의 배경에는 악화된 업황과 비용 효율화 영향이 크다.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손비용 증가 여파로 올 상반기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은 1조25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수년 전부터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며 “결국 카드대출 등 기존 수익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흥행 부진으로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올해 처음으로 부동산 월세 카드 납부 서비스가 부수업으로 허용돼 신한, 현대, 우리카드가 뛰어들었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하다. 

그나마 각 카드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데이터 사업의 경우 수익화로 이어지기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신사업 발굴에 목마른 카드사들도 답답한 상황이다. 카드사 핵심 수익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줄었고, 고수익원인 카드론은 강력한 대출 규제에 막혀 성장이 어려워졌다. 자동차 할부금융도 적극 확대 중이지만 캐피탈사와 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카드사 관계자는 “새먹거리로 삼았던 것들이 결국 좌초되고, 현재 뚜렷한 대안이 없어 업계 전반의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5년까지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라 카드사 부수업무가 16개로 제한됐지만 이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됐음에도 신규 수익원 발굴은 여전히 미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제 시장 내 신용카드 영향력이 약화되고 수익 기반 확보가 어려워지는 만큼 신규 수익원 발굴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회원정보 등을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시도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새로운 사업 모델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KB페이 내 ‘해외송금서비스’를 오는 10월 1일부로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출처=KB국민카드 홈페이지]
KB국민카드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KB페이 내 ‘해외송금서비스’를 오는 10월 1일부로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출처=KB국민카드 홈페이지]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