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화재 안내견 사업 32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한 안내견. 자신의 파트너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26일 삼성화재 안내견 사업 32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한 안내견. 자신의 파트너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안내견 우리 ◯◯이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보디가드입니다."

26일 삼성화재 안내견 사업 3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한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자신의 안내견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행사엔 '퍼피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돌봐주는 자원봉사자) 가족들도 참석해 안내견들과 지난 1년간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 퍼피워커는 "강아지 때 만난 태백이가 이렇게 늠름하고 품성이 훌륭한 안내견으로 성장한 것이 대견하고 기쁘다"면서 "태백이를 통해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배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퍼피워커는 "자녀들을 낳아 키울 땐 그저 조용히 티 안내며 이뻐 했는데 안내견 ◯◯를 데려왔을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을 표현했다"면서 "그 덕분에 나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온기가 차올랐다"고 설명했다.

26일 기념식 행사에서 안내견 8마리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 새 가족을 만났고 은퇴견 5마리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예지 의원은 네번째 안내견 '태백'의 파트너가 됐고 은퇴견 5마리는 누군가의 길잡이 역할을 마감하고 한 가정의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게 된다.[출처= EBN 김남희 기자]
26일 기념식 행사에서 안내견 8마리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 새 가족을 만났고 은퇴견 5마리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예지 의원은 네번째 안내견 '태백'의 파트너가 됐고 은퇴견 5마리는 누군가의 길잡이 역할을 마감하고 한 가정의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게 된다.[출처= EBN 김남희 기자]

한때 지하철 바닥에 곯아떨어진 안내견 사진이 온라인에 회자됐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아침 출근길 지하철을 탔는데 주인인 시각장애인이 좌석에 앉자마자 안내견이 그 앞에 자리를 잡고 숙면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만원 지하철 속에서도 잠든 안내견을 위해 길을 터 공간을 만들었다. 이 해프닝을 계기로 누리꾼들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안내견의 '노고'를 새삼 알 수 있게 됐다.

안내견학교는 이에 대해 오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안내견이 지하철에서 편하게 자는 이유는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안내견이 고된 일을 한다고도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안내견에게 안내는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산책이자 놀이로 받아들여져서다.

그래서일까. 매일같이 파트너와 '안내놀이'를 하는 안내견은 일반 반려견보다 수명이 길다. 안내견학교에 따르면 은퇴 안내견은 평균 수명이 14세로, 일반 리트리버의 평균 수명은 12.5세다.

예비 안내견들의 모습 [출처=삼성화재 ]
예비 안내견들의 모습 [출처=삼성화재 ]

안내견이 더 오래 사는 이유는 일단 안내견의 종견과 모견이 건강해서다. 또 보호자와 늘 함께 하기 때문에 일반 강아지보다 더 깊은 안정감을 가질 수 있기도 하다. 안내견이 훈련과정에서 퍼피워커와 긍정적인 경험을 자주 하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강점이다.

이날 행사에서 안내견 8마리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 새 가족을 만났고 은퇴견 5마리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예지 의원은 네번째 안내견 '태백'의 파트너가 됐고 은퇴견 5마리는 누군가의 길잡이 역할을 마감하고 한 가정의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게 된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난 1993년 9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직후 장애인과 안내견을 향한 사회적 인식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한 안내견 학교다. 매년 약 15마리씩 지금까지 총 308마리를 분양했다. 현재 전국과 글로벌에서 85마리가 활동 중이다. [출처=삼성화재 ]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난 1993년 9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직후 장애인과 안내견을 향한 사회적 인식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한 안내견 학교다. 매년 약 15마리씩 지금까지 총 308마리를 분양했다. 현재 전국과 글로벌에서 85마리가 활동 중이다. [출처=삼성화재 ]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난 1993년 9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직후 장애인과 안내견을 향한 사회적 인식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한 안내견 학교다. 매년 약 15마리씩 지금까지 총 308마리를 분양했다. 현재 전국과 글로벌에서 85마리가 활동 중이다.

안내로봇과 반려로봇이 등장해 인류의 삶을 바꾼다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동물을 사랑하는 이유는 '순수한 생명력과 사랑' 때문일 것이다. 안내견 또한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안내견학교는 사회적 인식과 차별을 마주해야 했다.

예비 안내견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강아지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예비 안내견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강아지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기자들 품에 안긴 예비 안내견들. 총 5마리 강아지가  태어난지 8주가 되었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기자들 품에 안긴 예비 안내견들. 총 5마리 강아지가 태어난지 8주가 되었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고 이건희 회장은 미발간 에세이 '작은 것들과의 대화'에서 "(인식과 관습을 바꾸는) 문화적 업그레이드야말로 사회 복지의 핵심이고, 그것이 기업이 사회에 되돌려줄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재투자"라고 말했다. 또 "사회 복지를 완성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며 문화적 마인드"라며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의 삶을 바꾸고 사회적 의식도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믿었다.

설립 당시에는 기업이 운영하는 사례가 없어 다들 우려했다. 심지어 세계안내견협회(IGDF)에도 정관 규정이 따로 없었다. 고 이건희 회장도 에세이에서 "일부에서는 사람도 못 먹고 사는 판에 개가 다 뭐냐는 공공연한 비난의 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예비 안내견이 될 안내견학교 강아지 [출처=EBN 김남희 기자 ]
예비 안내견이 될 안내견학교 강아지 [출처=EBN 김남희 기자 ]

하지만 고 이건희 회장은 "잔잔한 연못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지는 심정"으로 안내견 사업을 이어갔고, 이후 삼성의 진정성을 확신한 협회가 정관을 변경해 1999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공식 안내견 양성기관으로 인증하고 협회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1993년 6월 '신경영' 선언에 이어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탄생한 배경 스토리다.

1994년 첫번째 안내견 '바다' 이후 매년 약 15마리씩 지금까지 총 308마리를 분양했다. 현재 85마리가 활동 중이다. 건강하고 품성이 안정적인 강아지가 안내견 훈련을 통과하기 때문에 태어나는 강아지 중 30%는 안내견의 길을 가지 못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의 반려견으로의 생을 살게 돼 그 역시 좋은 일이다.

26일 한 안내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26일 한 안내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출처=EBN 김남희 기자 ]

한 훈련사는 "안내견도 안내견의 길을, 반려견은 반려견으로서 각자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훈련사는 "강아지들이 안내견으로 훈련받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면서 "강아지만 보면 웃음만 나온다"고 전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든든한 보디가드' 같은 존재로 해석된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0km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선지원 선수는 "제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안내견 '나리'와 함께라면 세상 끝까지 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은 "고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모든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삼성 안내견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 같은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삼성화재 ]
[출처=삼성화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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