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차-LG엔솔 조지아 공장 불법체류자 대대적 단속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출장간 한국인 30여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내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5일 다수의 외신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현지시각) 오전부터 미국 ICE와 HSI는 조지아주 서배나 엘라벨에 있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합작회사 건설현장을 압수수색했다.

'서배나 모닝뉴스'(SMN)에 따르면 조지아주 순찰대 관계자는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 메타플랜트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HSI의 범죄 수색영장 집행 작전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또 현지매체 WSAV는 수백대의 법집행 차량이 동원된 가운데,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이번 단속에서 약 450명이 체포됐다고 소개했다.

현지 한국 영사 업무 담당자에 따르면 '불법체류' 혐의를 받는 인원 중에는 한국에서 현지로 출장을 간 직원 30명 이상(협력업체 직원 포함)과 함께 현지 채용된 근로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 출장간 사람들은 대부분 회의 참석이나 계약 등을 위한 비자인 B1비자나,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 현지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 '체류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단속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뉴스는 현대자동차 대변인 마이클 스튜어트의 성명을 토대로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 배터리 합작 투자 건설 현장에 법 집행 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NBC 뉴스는 스튜어트 대변인으로부터 "우리는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모든 노동 및 이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또 NBC 뉴스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익명의 한 직원을 통해 이날 오전 당국 요원들이 찾아와 공장 부지 내 모든 사람들에게 미국 시민권자인지 질문했다고 밝혔다.

외에도 이날 소셜미디어(SNS)에는 HSI 요원이 엘라벨 현대차 건설 현장 전체에 대한 수색영장을 제시하며 “즉시 공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게재됐다. 다른 영상에서는 직원들이 모두 건물을 따라 줄을 서고 있었으며, 요원들이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가방을 수색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에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HL-GA 배터리 컴퍼니는 성명을 내고 "당국과 전면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조사를 돕기 위해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통역과 변호사 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행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 일하는 공장이나 농장 등을 급습해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체포한 뒤 수용 시설로 이송하는 등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