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틴 조선 서울, ‘헤리티지 애프터눈티 세트’. [출처=조선호텔앤리조트]](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583_694375_2445.jpg)
곶감, 팥앙금, 인절미 같은 평범한 전통 식재료들이 더 이상 골목 어귀의 다과상이 아닌 특급 호텔 애프터눈 티 세트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대중문화 IP에서 촉발된 K-컬처의 확산이 이제 미식 분야로 옮겨붙으며 호텔업계가 앞다퉈 K-디저트를 재해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특급 호텔들이 전통 식재료를 디저트로 새롭게 선보이는 것은 단순한 메뉴 변화가 아니다. K-컬처를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의 기대와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호텔 다이닝을 통해 ‘K-디저트’는 하나의 세계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주악과 양갱, 곶감말이를 정갈한 유기 그릇에 담아 ‘헤리티지 애프터눈 티’로 내놓았다. 단순히 ‘달콤한 디저트’가 아닌 궁중의 미학과 전통차 페어링을 접목한 스토리텔링형 메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은 MZ세대 유행인 ‘제철코어’를 반영, 가을 제철 과일을 구절판에 담아냈다. 이는 ‘디저트는 곧 서양식’이라는 관습을 깨고, 한식 상차림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끌어올린 사례로 해석된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프렌치 블렌딩 티 오마카세와 함께 팥앙금 피낭시에, 유자 타르트를 곁들였다. 프렌치 미학과 한국적 재료의 결합은 K-디저트가 더 이상 로컬 한정이 아닌 글로벌 미식 언어로 통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플라자는 우도산 땅콩을 갈아 만든 아이스크림에 인절미·감말랭이를 얹어 ‘우도 땅콩 팥빙수’를 완성했다. 한 그릇 안에서 ‘지역성’과 ‘전통성’이 결합하며 호텔 디저트가 지역 관광 자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업계는 K-디저트가 주목받는 배경을 두 가지로 본다.
첫째, MZ세대의 경험 소비 욕구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할 만한 ‘스토리 있는 메뉴’를 찾는다.
둘째, 외국인 관광객의 로컬 경험 수요다. K-팝·드라마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이 호텔 다이닝에서 ‘전통 디저트’라는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K-컬처 확산이 전통 식재료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졌다”며 “호텔 다이닝을 통해 K-디저트가 세계적인 미식 코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