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와 EU 정상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9652_696797_2215.png)
유럽연합(EU)과 인도네시아가 대규모 자유무역협정(FTA)에 합의하면서 양측 간 교역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체결된 이번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은 10여년간 이어진 협상의 결실로 발효 후 전체 교역 품목의 약 96%가 향후 5년 내 무관세로 전환된다.
협정에 따라 EU산 자동차에 부과되던 50% 관세는 5년 내 완전히 철폐된다. 기계·가전제품 등에 적용되던 30% 관세 역시 단기간에 사라진다. 또한 EU 화학제품 수출 시 적용되던 각종 인허가 및 규제도 완화돼 농산물과 식품류까지 폭넓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 무역·경제안보 담당인 마로시 셰프초비치 위원은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대 경제국으로 베트남·필리핀·태국을 합친 것보다 큰 시장이지만 지금까지 교역 규모는 잠재력에 못 미쳤다”며 “이번 협정을 통해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협정으로 인해 유럽 수출업체들이 연간 약 6억 유로(약 9900억 원)의 관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EU의 대(對)인도네시아 수출은 최소 30% 증가, 약 30억 유로(약 4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략 자원인 니켈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는 유지된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와 철강 등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로 인도네시아는 이를 자국 내 산업 육성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번 합의는 EU가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해 공급망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을 강화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EU는 이미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이 포함된 메르코수르(MERCOSUR)와 협상을 마무리했다. 인도·베트남·필리핀·태국 등과의 협상도 병행 중이다.
지난해 EU와 인도네시아의 교역 규모는 301억 달러(약 41조9000억원)로 EU는 인도네시아의 다섯 번째 교역 파트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양측 간 교역 확대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 강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