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출처=각 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출처=각 사]

신세계그룹의 2026년 정기 임원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인사는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 분리 선언 이후 첫 정기 인사로 정용진, 정유경 남매 회장의 인사 철학이 드러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30일에 2025년도 정기인사를 발표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가량 앞당겨지는 셈이다. 긴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 인사 시점을 조정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는 단순한 보직 이동을 넘어 조직 개편에 무게를 뒀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백화점 계열 주도권 강화했고 정용진 회장은 실적 부진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면서 ‘성과주의’ 인사 원칙 확고히 했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대표 약 40%를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3월 회장에 오른 이후 신세계건설과 SSG닷컴, G마켓 대표를 교체한 데 이어 정기 임원인사에선 성과를 낸 이마트·신세계프라퍼티·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를 제외한 다수 계열사 대표가 교체됐다.

이번 정기인사 관전 포인트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인사 범위와 규모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 선언 후 첫 정기인사인 만큼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각 계열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사 철학이 드러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마트 부문은 안정 기조 인사에 무게가 실린다. 이마트 부문은 이미 수차례 선제 인사를 통해 조직 정비를 단행한 바 있다. 당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유임이 유력하다. 이미 그룹 내 신뢰를 확보한 가운데 통합매입·점포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는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도 조직 안정과 브랜드 운영 성과 등을 고려해 유임 가능성이 크다.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 부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이주얼리와 외국인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리뉴얼 매장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신사업인 VIP 전용 여행 플랫폼 ‘신세계비아’가 안착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면세와 패션·뷰티 부문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면세점)는 인천공항 임대료 문제로 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입찰가를 제시한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유신열 대표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윌리엄 김 대표는 글로벌 패션·뷰티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와 김영섭 신세계사이먼 대표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홍극 대표가 이끄는 신세계까사는 상반기 적자 전환으로 연임 전망이 불투명하고 신세계사이먼은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 정체가 뚜렷해 인사 변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임원인사 시기와 규모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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