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15만톤급 벌크선. [출처=팬오션]
팬오션 15만톤급 벌크선. [출처=팬오션]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2200선을 회복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벌크 시황은 9월 들어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지난 2분기 벌크 부진에도 불구하고 LNG와 탱커 사업 확대를 통해 이익을 방어했다. 업계는 3분기 들어 주력인 벌크 사업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건화물선 운임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4일 기준 2240포인트로 집계됐다. 

BDI는 이달 초 1940포인트에서 반등한 뒤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철광석 출하량 증가와 항만 혼잡이 대형선 시장인 케이프사이즈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다.

케이프사이즈 시장은 중국이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철광석을 비축하려는 움직임과 호주·브라질 출하 급증이 맞물리며 운임이 상승했다.

브라질 항만에서는 기상 악화와 설비 보수로 지연됐던 출하가 재개되면서 물량이 늘었고, 서호주 항만 혼잡도 심화됐다. 중국 항만 역시 도착 선박 증가로 정체가 발생해 가용 선박 공급이 줄었다.

다만 중국 경기 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2%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소매판매 증가율도 3.4%에 그쳤다. 신규주택 가격은 26개월 연속 하락하며 철강 수요 둔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파나막스 시장은 곡물과 석탄 모두 부진했다. 브라질산 곡물 출하가 둔화되고, 미국산 곡물 출하도 수확 지연으로  화물 증가세가 더디다. 석탄 역시 호주 항만 혼잡 속에서 러시아·인도네시아산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수프라막스는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온도차를 보였다. 대서양은 미국 걸프 곡물 물동량 증가와 선박 공급 제한으로 운임이 상승했지만, 태평양은 동남아 석탄·광물 화물 부진과 선박 유입 증가로 하락세를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폭우로 항만 운영 차질이 이어지고 있으며, 10월 이후 정상화되면 인도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국내 벌크선사 팬오션은 2분기 벌크 부진 속에서도 LNG와 탱커 부문 호조로 수익성을 방어했다. 2분기 매출은 1조2936억 원, 영업이익은 1230억 원을 기록했다. 

벌크 부문 영업이익은 BDI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 줄었으나, LNG 부문은 494.4% 급증한 372억 원을 기록했다. 탱커 부문은 164억 원으로 57.1% 감소했으나 컨테이너 부문은 104.6% 증가한 153억 원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은 팬오션의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4428억원,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1197억 원으로 예상했다. LNG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3% 급증할 것으로 보이지만 벌크 부문은 30%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주력인 벌크 시황이 성수기에 접어든 만큼 실적 반등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벌크 공급 과잉에 따른 하방 압력이 존재하지만, 기니·브라질 광산 재가동과 장거리 수송 증가가 대형선 운임 개선을 이끌 수 있다”며 “팬오션은 LNG와 탱커 이익 증가로 내년 영업이익 확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