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하이닉스, EBN, 연합]
[출처=SK하이닉스, EBN, 연합]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만 코스피를 두 배 이상 웃돌며 랠리를 이어가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모처럼 내놓은 보고서는 단번에 찬물을 끼얹었다. 핵심은 이렇다. 2026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이 처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보고서는 HBM 수요가 GPU·ASIC가 지속적으로 동반 증가하겠지만, 업계 전체 공급이 이를 앞질러 가격 하락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GPU 의존도가 높아, 성장률 둔화 국면에서 삼성·마이크론 대비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시장 컨센서스와 상당 수준의 괴리다. 현재 애널리스트 다수는 2026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추정치는 오히려 3% 감소, 컨센서스보다 19% 낮다. 

쉽게 말해 시장은 ‘HBM 불 마켓(Bull Market:상승시장)’을 이미 가정했는데, 골드만삭스가 말하는 현실은 ‘속도제동’ 시나리오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 보고서 내 시나리오표(15쪽)에 따르면, HBM3E 가격이 30% 빠지고 HBM4 원가 부담이 겹치는 ‘베이스 케이스’에서 2026년 영업이익은 37조원에 그친다. 

반면 삼성전자 HBM이 본격 양산에 성공하면 ‘베어 케이스’로 32조원까지 후퇴할 수 있다. 32조원 대 컨센서스 45조원. 이 규모들이 천양지차다.

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70% 이상 뛰어올랐다. 그러나 밸류에이션은 이미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 1.8배로, 과거 평균(1.3배)을 훌쩍 넘어섰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리스크 대비 보상은 균형적 수준”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목표가는 31만원으로 제시, 현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은 5%에 불과하다고 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리포트를 두고 ‘HBM 과열론에 찬물’이라고 표현했다. 엔비디아, AMD 등 GPU 수요는 한계가 있고, AI ASIC 고객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결국 앞으로의 HBM의 가격 결정권은 공급자가 아니라, 고객 쪽으로 넘어가는 국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HBM은 신성장 동력인 건 맞지만, 그것만 바라보다간 2026년이 함정이 될 수 있다. 하이닉스의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 시작된다.'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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