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인텔리전스 다이얼로그 참석자 단체사진. [출처=과학기술정책연구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80339_697621_1041.jpg)
격화하는 미·중 경쟁과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 글로벌 싱크탱크들이 국가 전략기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26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국화홀에서 '2025 STEPI 인텔리전스 다이얼로그'를 가졌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주요국 전략 싱크탱크와 STEPI가 공동으로 추진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정책적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호주, 영국, 일본 등 글로벌 싱크탱크는 인공지능(AI), 양자, 우주, 반도체 등 핵심·신흥기술(CETs)과 안보 이슈를 주제로 △산업 역량 확보 △동맹국 간 보완적 협력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등 다층적 과제를 논의했다.
윤 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다이얼로그는 주요국 싱크탱크가 모여 미래 핵심기술 정책 방향과 국제 협력 전략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STEPI가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략적 지혜를 모아 국가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정책 해법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앞서 윤 원장은 호주전략정책연구원(ASPI) 데이비드 로우 의장과 특별 대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왜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싱크탱크 협력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논의했다.
그는 "전략기술은 경쟁과 협력이 공존한다”며 “국가 싱크탱크 협력은 긴장 완화와 실현 가능한 협력 전략 마련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로우 의장은 "시드니 다이얼로그를 통해 축적한 전략안보 네트워크를 확장할 최적의 파트너를 찾았다"며 향후 강력한 정책 연대로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에서는 STEPI와 해외 싱크탱크가 공동 수행한 연구와 단독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물리적 AI 시대에 대응한 한·영 AI 주권 강화 전략'이 다뤄졌다. 이번 공동연구는 한국의 제조·로봇 등 하드웨어 강점과 영국의 AI 연구·윤리·규제 등 소프트웨어 강점을 결합해 상호 보완적 협력 구조를 모색했다. 연구진은 산업·국방·의료·물류 분야에서 물리적 AI의 전략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핵심 기술로는 △스마트 소재·구조 △제어·구동 △감지·인지 △뉴로모픽·엣지 컴퓨팅 △사이버-물리 통합기술이 꼽혔다. 주권 AI 확보를 위한 역량으로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모델 △데이터 △AI 인재 △제도·표준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완전한 자급자족은 불가능한 만큼 국제적 전략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션 좌장 최종화 연구위원은 "한국은 하드웨어, 영국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다"며 협력 기회 확대를 강조했다. 아르디 얀예바 영국 앨런 튜링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I 주권은 단일 국가가 홀로 달성하기 어렵다"며 국제 연대 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일본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APRC)와 공동 수행한 ‘한·중·일 양자기술 정책·기술 분석’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각국의 정책·산업 현황, 특허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력·경쟁 분야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 양자 센싱은 제한적 협력, 양자 통신은 포괄적 협력, 양자 컴퓨팅은 전략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냈다.
조용래 연구위원은 "중국과 일본은 양자 분야에서 경쟁과 협력이 공존한다"고 설명했고, 김진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본부장은 "일본의 투자 규모와 관심이 크다"며 구체적 협력 분야를 발굴해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네 번째 세션에서는 ‘한·대만 우주 협력 강화 전략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한국은 발사체·달 탐사 역량과 대규모 투자 경험을 갖췄지만 민간산업은 미성숙하다고 진단했다. 대만은 반도체·ICT 공급망과 중소기업 기반이 강점이나 정부 투자 부족과 미성숙한 산업 사슬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협력 가능 분야로 △우주용 반도체 공동개발 △차세대 우주망원경·VLBI 네트워크 연계 △우주 바이오 공동연구 △한·대만 우주산업 네트워크 구축 등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동아시아 차원의 새로운 우주산업 모델 창출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STEPI와 캐나다 아시아태평양재단(APF Canada)이 공동 연구한 ‘AI를 통한 산업 간 경제적 기회: 한·캐나다 협력 전략’이 발표됐다. 또 한국·일본·대만·말레이시아·영국 등 반도체 공급망 핵심국가의 대학·싱크탱크가 참여한 ‘AI 혁명: 국가 반도체 전략과 공급망 전환 비교 분석’도 소개됐다.
STEPI 단독 연구 성과도 공개됐다. ‘미래 양자 강국: 한·호주 공동 인적자원 전략’과 ‘미국 규제를 우회하는 중국의 AI 거버넌스 전략’은 커뮤니케이션 부스를 통해 발표됐다.
김선엽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DeepSeek-R1 모델 출시로 본격화된 미·중 AI 거버넌스 경쟁을 설명하며, 한국이 추진 중인 독자적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관련해 "주권 AI와 연대 AI 간 신중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