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국토교통부]
[출처= 국토교통부]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지난달에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미분양 규모 역시 반등하며 공급 부담이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584가구로, 전달보다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방에 위치한 물량이 2만3000여 가구로 전체의 83.9%를 차지했다. 악성 미분양이 지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전국 전체 미분양 주택은 6만6613가구로, 7월 대비 7.0% 늘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줄던 감소세가 끊기고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만4631가구, 지방이 5만1982가구로 나타났다.

주택 공급 지표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8월 인허가 물량은 전국 1만7176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가까이 줄었고, 착공(1만6304가구)과 준공(2만18가구) 역시 각각 44.2%, 52.8% 감소했다. 반면 분양 승인 물량은 1만6681가구로 3.8% 늘었는데, 수도권이 줄어든 대신 지방에서 40% 이상 증가했다.

수요 측면도 위축됐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4만6252건으로, 전달보다 28% 줄었다. 수도권은 37.5%, 지방은 16.8% 감소했으며, 서울 아파트 거래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정부가 6월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대책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임대차 시장도 활력을 잃었다. 8월 전월세 거래는 21만3755건으로 전달보다 12.4% 감소했다. 전세 거래량이 17.6% 줄며 낙폭이 가장 컸고, 월세도 9.5%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월세 거래는 16% 이상 늘어 월세화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8월 전국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62.2%를 기록, 2년 전 55%에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급 지표가 위축되는 가운데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지방 주택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악성 미분양이 여전히 지방에 집중돼 있는 만큼 주택시장 회복세가 지역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금리와 대출 규제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방 주택 수요가 살아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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