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지난 9월 말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에 있는 IKEA 매장에서 가구를 쇼핑하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한 고객이 지난 9월 말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에 있는 IKEA 매장에서 가구를 쇼핑하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제조되는 가구에 대해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글로벌 가구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에서 가구를 생산하지 않는 모든 국가에 무거운 관세를 매기겠다”며 “구체적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주방 캐비닛과 욕실 세면대에 50%, 덮개형 가구에 30%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미 그는 중국·베트남 등 미국 내 가구 수입 상위 2개국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해왔으며, 이로 인해 최근 미국의 가구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중국과 베트남으로부터 총 120억 달러(한화 약 16조8500억원) 규모의 가구와 비품을 수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가구·침구 물가는 전월 대비 0.9%, 8월에는 0.3% 오르며 지난 2022년 이후 이어져 온 하락세를 뒤집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4.7% 급등해 최근 3년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가구 산업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하면서 타격을 입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언급했다.

그는 “가구 산업을 지켜내야 한다”며 “특히 노스캐롤라이나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지역은 내년 상원 선거의 핵심 격전지로 꼽힌다.

관세 폭탄은 가구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일부 예외를 제외한 브랜드 의약품에도 100%, 트럭에는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치가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오는 11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있는지를 다루는 대법원 소송이 예정돼 있다. 법원이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 이미 납부한 관세가 대규모 환급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