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EBN]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EBN]

3분기 국내 주식시장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상대적으로 주춤한 흐름을 나타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9월 코스피는 11.49%, 코스닥은 7.74% 상승하며 양대 시장 모두 강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팩(SPAC)·재상장·코넥스 상장을 제외한 신규 상장 종목 수는 17개로 전분기 대비 2개 증가에 그쳤다.

지난 1분기 코스피가 3.40% 상승하고, 코스닥은 0.79% 하락했으나 신규 상장 종목이 23개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주식시장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IPO 시장은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된 상황에서도 IPO 시장이 다소 잠잠한 이유는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부터 시행된 기관 의무보유 확약 확대로 기관들의 확약 부담이 커지고 주관사들도 공모가 산정과 물량 배분에 신중에 기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7월 개정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은 위축된 모습이다.

신규 상장도 중소형사 위주로 코스닥 시장에 주로 상장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 관심 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시장 대비 코스닥 시장의 회복세가 더디고 최근 증시 상승의 배경이 상법 개정 등 다양한 정책에 따른 것으로 대형 상장사나 가치주 중심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도 단기 차익 실현을 목표로 IPO 청약에 참여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IPO 시장에 긍정적 신호도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우선, 3분기 수요예측 결과 상단에 몰린 비율이 상반기보다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상단 비율은 79%였으나 3분기에는 94%로 뛰었다. 공모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 확약 우선배정제도가 빠르게 정착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단기 차익보다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에 주목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개정 이후 진행된 IPO인 에스투더블유와 명인제약은 각각 24%, 69.6%의 확약률을 기록했다.

유동성 증가도 호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9일 기준 76조8085억원으로 급증했다. 6월 말 대비 약 8조원이 증가했다. 유통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 대기 자금도 빠르게 늘어 발행시장으로도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남은 4분기 코스피 IPO 시장은 잠잠할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명인제약을 끝으로 연내 코스피 대형 신규 상장 기업은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IPO 주관 실적 1위인 KB증권이 연말까지도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들어 LG CNS, 대한조선, 명인제약 등 코스피 대형 기업들은 물론 그래피, 삼양엔씨켐 등 중소형 기업들도 고르게 11건의 상장을 성공시켰으며, 총 공모 규모도 2조245억원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제출은 위축된 모습이지만 예비심사 청구 및 승인된 기업들을 고려하면 4분기에 IPO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주관사 의무보유확약 물량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 신뢰도 제고 및 질적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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