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법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437_698846_298.png)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이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입 규모도 연간 기준으로 30% 이상 늘며 외환당국 감시 체계를 벗어난 자본이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보유량은 3억6541만달러(약 4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1억6392만달러 대비 2.2배(121%) 증가한 수치다.
해당 수치는 거래소 보유량만 포함한 것으로, 개인 지갑에 보관된 스테이블코인은 제외돼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8월 스테이블코인의 유출입 규모는 각각 63조2000억원, 63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유출(47조5000억원), 유입(47조8000억원)보다 약 33% 증가한 수치다. 다만, 해당 통계에는 국내 거래소 간 이동도 포함돼 있어 국경 간 순수 자본 이동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국내 외국환거래 감시 체계를 우회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상당 부분 역외 가상자산 거래 및 송금 목적”이라며 “외국환 모니터링 체계를 통하지 않고 이뤄지는 자본유출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급결제 기능에 준하는 외국환 규제 적용과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포함한 국내 유통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추경호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만큼, 그에 걸맞은 법제화 논의가 시급하다”며 “무분별한 자본유출과 외환시장 불안정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불확실한 규제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법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