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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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SK텔레콤, KT, 롯데카드 등 대형 민간 기업에서 해킹·정보 유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대규모 금융·신용 정보를 보유한 국내 주요 은행들도 긴급 보안 점검과 대응 체계 강화에 나섰다.

6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발생한 각종 해킹 사고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점검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킹에 사용된 인터넷 주소(IP), 바이러스, 공격 유형 등을 사전에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도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역시 SK텔레콤과 롯데카드 등에서 사용된 공격 패턴을 토대로 정보보호 시스템을 자체 점검했으며, 관련 내용을 경영진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외부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외부 정보보안 전문가인 ‘화이트 해커’를 활용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보안 점검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그룹 통합보안관제센터를 24시간 365일 운영하며 해킹 위협을 실시간 탐지·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중 애자일(Agile) 조직과 협업 체계를 통해 보안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정보보호 본부를 준법감시인 산하로 이관하기도 했다. 아울러 2023년부터는 실전형 ‘사이버 해킹 공방 훈련’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 이는 공격팀(RED)과 방어팀(BLUE)이 가상의 해킹 시나리오 속에서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이다.

NH농협은행은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관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AI 탐지 체계와 보안 자동화(SOAR)를 구축해 해킹 등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즉시 차단하고 있다.

한편, 국내 5대 은행의 정보보안 관련 투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총 2241억원으로, 2023년(2092억원)보다 약 7% 증가했다. 이는 2020년(1476억원)과 비교하면 52%나 급증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해킹 사건들은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군을 겨냥하고 있다”며 “은행권 역시 지속적인 점검과 보안 투자 없이는 대규모 금융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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