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장이 제주 여행을 한 뒤 돌아가는 관광객들과 남은 추석 기간 해외여행을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516_698946_3344.jpg)
명절 연휴마다 반복되는 제주 노선의 ‘항공권 전쟁’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 국내선 운항편이 줄어든 가운데 수요가 폭증하면서 제주도민과 귀성객의 이동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동수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의원(제주시 이도2동 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제주를 오가는 전체 항공편은 지난해 16만7086편에서 올해 17만2752편으로 늘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선만 보면 지난 2023년 15만8952편에서 2024년 15만6533편으로 2400여 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별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 18.04%, 제주항공 16.74%, 아시아나항공 16.01%, 진에어 14.26%, 티웨이항공 13.67% 순이다. 국내 5대 항공사가 대부분의 제주 노선을 운영하고 있지만 명절·연휴마다 예약 개시와 동시에 좌석이 매진되는 구조적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의원은 “국내선이 줄어든 상황에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귀성객이 몰리면서 도민의 항공권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명절이 되면 이동권이 위협받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추석 연휴에도 제주행 항공권은 예약 개시 직후 대부분 매진됐고, 남은 좌석은 평소보다 몇 배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사들이 국내선 74편을 증편했지만 좌석난 해소에는 역부족이었다.
관광업계는 제주공항의 슬롯(이·착륙 허가 횟수) 포화와 항공사들의 국제선 재운항 확대가 국내선 감편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한다.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에 기재를 우선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선 운항 편수 축소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수익성 중심의 노선 구조를 유지하는 한, 명절 증편만으로는 제주 노선 좌석난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운항 시간대 조정, 공항 인프라 확충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즐거운 명절에 많은 이들이 제주를 찾아 감사하지만,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편하게 오갈 수 있는 하늘길이 확보돼야 한다”며 “항공 이동권을 단순한 시장 논리가 아닌 공공서비스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광업계 관계자도 “제주 노선은 지역 경제와 생활권의 핵심 교통망”이라며 “정부와 항공사가 협력해 공항 확충, 슬롯 재조정, 도민 항공권 배려 정책 등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