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지난달 29일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넘었다. [출처=연합뉴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지난달 29일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넘었다. [출처=연합뉴스]

한국인의 라면 사랑이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한국인은 1인당 평균 79개의 라면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베트남(81개)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라면 소비량은 41억개로 세계 8위였다. 우리나라 인구 5175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79.2개를 먹은 셈이다. 한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2021년 73개에서 3년 만에 6개 늘었다.

총 소비량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 37억9000만개에서 2022년 39억5000만개, 2023년 40억4천만개로 늘었으며,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다만 코로나19로 라면 수요가 급증했던 2020년(41억3000만개)보다는 소폭 줄었다.

세계에서 1인당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베트남으로, 지난해 1인당 81개를 소비했다. 베트남 인구 약 1억명은 81억4000만개의 라면을 소비하며 세계 4위의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베트남은 2021년 88개에서 3년 새 7개 줄었지만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뒤를 이어 태국(57개), 네팔(54개), 인도네시아(52개), 일본(47개), 말레이시아(47개), 대만(40개), 필리핀(39개), 중국(홍콩 포함·31개) 순이었다. 전통적으로 국수 문화가 발달한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유럽에서는 1인당 소비량이 10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가가 다수였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라면이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자리잡았지만,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에서는 간식 개념으로 소비돼 1인당 소비 개수가 많게 나타난다"며 "중량을 고려하면 한국이 실제로 가장 많은 라면을 섭취하는 나라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은 지난해 1230억7000만개로 전년보다 2.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저렴하고 간편한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는 중국·홍콩이 438억개로 1위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143억7000만개), 인도(83억2000만개), 베트남(81억4000만개), 일본(59억개), 미국(51억5000만개), 필리핀(44억9000만개), 한국(41억개), 태국(40억8000만개), 나이지리아(30억개) 순이었다. 특히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인구 대국의 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

한국 라면의 해외 인기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지난 상반기 누적 판매량 80억개를 돌파했으며, 농심 ‘신라면’과 함께 K라면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9월 우리나라의 라면 수출액은 11억16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업계는 K컬처 확산이 라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본다. 라면업체 관계자는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인기가 음식 문화로 확장되면서 한국 라면이 'K푸드'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며 "한동안 글로벌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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