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48) 초대 AI미래기획수석 [출처= 서울신문]](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600_699060_4145.jpeg)
“기업이든 학교든 누구든 인공지능(AI)을 만들 수 있고, 모두가 쓸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된 하정우(48) 수석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직접 AI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민간이 마음껏 만들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모두를 위한 AI’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 수석은 네이버랩스 연구소장과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AI 연구자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의 ‘AI 기본사회’ 청사진을 그리는 핵심 참모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 AI를 성장 동력으로 인식… 지원은 정부의 역할”
하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AI를 어떻게 국가 성장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기업 지원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질문을 수시로 던진다”고 전했다.
그는 “AI 시대는 정부가 액셀을 밟되, 안전하게 가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시기”라며 “정부는 민간이 AI를 통해 지역·소득·복지·의료 격차를 줄이는 ‘AI 기본사회’로 나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접근 방식의 일환으로 AI 바우처 지원, AI 안전성 법제화, GPU 인프라 확충 등을 언급했다.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가 목표다.
“AI가 일자리를 대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하 수석은 “AI와 경쟁하려 하지 말고, AI의 도움을 받아 더 생산적으로 일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격차 해소”라며 “초·중·고는 물론 장년층과 노년층까지 포괄하는 AI 활용 교육 방안을 마련 중이며, 구체적 계획은 다음 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韓, 美·中 이어 유일한 ‘풀스택’ 국가…AI 동맹으로 격차 좁힌다”
하 수석은 한국의 AI 경쟁력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 반도체, 클라우드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풀스택(Full Stack)’ 인프라를 갖춘 나라는 미국·중국 외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며 “다만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 등에서 격차를 좁히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오픈소스 기술만 의존하면 장기적으로 위험하다”며 “한국은 독자적 원천기술을 확보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이길 필요는 없다. 대신 미국·중국에 종속되지 않는 제3의 AI 강국, ‘AI 3강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싱가포르·UAE·일본 등과 AI 연대 구상… APEC서 논의 기대”
하 수석은 “우리가 중심이 된 AI 동맹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중국의 기술 블록에 종속되기보다, 한국이 중심이 돼 싱가포르·UAE·사우디아라비아·프랑스·캐나다·일본 등과 협력하는 ‘AI 얼라이언스’를 만들자는 구상”이라며 “APEC 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관련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회의 의제에 이미 AI가 포함돼 있다”며 “한국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협력과 경쟁이 병존하는 새로운 AI 질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블랙록 투자, AI 인프라 구축 위한 첫 단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블랙록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유치에 대해서도 그는 “불가피하면서도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GPU 확보, AI 컴퓨팅,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국내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자본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블랙록의 투자가 시작되면 다른 글로벌 투자사들도 연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은 기술력과 미국 우방이라는 위치를 동시에 갖고 있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맞는 국가 인프라 개편도 병행”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위기 발생 시 즉각 복원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산하 AI 인프라 거버넌스 혁신 태스크포스가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 하정우 수석 약력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2015년 네이버랩스 입사, AI 연구에 매진했다. 네이버 AI랩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네이버를 글로벌 AI 영향력 6위로 끌어올렸고,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으로 있던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초대 AI미래기획수석에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