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1월17일 금요일, 프랑스 파리 스테이션 F 기술 캠퍼스에서 열린 AI-Pulse 컨퍼런스에 참석한 풀사이드 공동 창립자 에이소 칸트. [출처=블룸버그]
지난 2023년 11월17일 금요일, 프랑스 파리 스테이션 F 기술 캠퍼스에서 열린 AI-Pulse 컨퍼런스에 참석한 풀사이드 공동 창립자 에이소 칸트. [출처=블룸버그]

엔비디아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풀사이드(Poolside)'가 미국 텍사스 셰일가스 생산 중심지에 세계 최대급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와 손잡고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천연가스를 직접 전력원으로 활용하는 자급형 구조로 AI 산업 확장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풀사이드와 코어위브는 서부 텍사스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 인근 500에이커(약 202만㎡) 규모 부지에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오랜 기간 석유·가스 사업을 운영해온 미첼(Mitchell) 가문이 소유한 롱펠로우 랜치(Longfellow Ranch) 내에 위치한다.

양사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직접 활용해 데이터센터 운영비를 절감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기존의 전력망 의존형 데이터센터와 달리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춘 '에너지 자립형 데이터센터'로 설계된다.

'호라이즌(Horizon)'으로 명명된 이번 사업은 최대 2GW(기가와트)급의 연산 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후버댐 발전 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풀사이드는 오는 12월부터 코어위브가 제공하는 엔비디아 기반 AI 컴퓨팅 리소스를 우선 확보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대규모 인프라를 확장한다. 코어위브는 250MW(메가와트) 규모의 1단계 설비를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며 추가로 500MW를 확장해 2027년 1분기까지 전체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풀사이드는 현재 20억 달러(약 2조7천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이며, 이번 라운드가 완료되면 기업가치는 약 140억 달러(약 1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억 달러를 유치할 당시에는 30억 달러 수준의 가치평가를 받았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코딩 플랫폼 기업인 풀사이드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는 AI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어위브 역시 엔비디아 GPU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업체로,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AI 연산 자원 확보 경쟁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칩 공급보다 데이터센터 용량 부족이 더 큰 병목으로 지적된다. 오픈AI(OpenAI), xAI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서고 있지만, 전력·용수 인프라 부족으로 운영이 어려운 곳이 많다.

풀사이드 공동창업자 에이소 칸트(Eiso Kant)는 "AI 산업의 진짜 병목은 칩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라며 "호라이즌 프로젝트는 빠른 인프라 구축 역량을 입증할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는 이미 오픈AI와 오라클이 애빌린(Abilene)에 건설 중인 '스타게이트(Stargate)'를 비롯해 다수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급증이 주(州) 전력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는 전력 비상 상황 시 대형 전력소비자(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접근을 원격으로 차단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풀사이드와 코어위브의 '호라이즌 프로젝트'는 천연가스를 활용한 자가발전형 모델을 통해 AI 연산력 확대와 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첫 대규모 실험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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