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일양약품]
[출처=일양약품]

회계 부정 논란과 거래정지 위기에 놓인 일양약품이 위기 상황 속에서 오너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신임 단독대표로 오른 정유석 대표는 상장 유지와 경영 신뢰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김동연 대표이사의 사임에 따라 정유석 대표이사(대표집행임원)를 단독 대표로 변경했다.

김동연 전 대표는 일양약품 연구소장 출신으로, 항궤양제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개발하며 2008년 대표로 선임된 이후 7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였다. 그러나 최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회계 위반 혐의에 따른 해임 권고를 받으면서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일양약품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결재무제표를 허위 작성해 실적을 과대 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 문제는 종속회사가 아닌 중국 법인을 마치 종속회사처럼 연결해 재무제표를 부풀린 점이었다. 또한 외부 감사인에게 위조 서류를 제출하는 등 감사 방해 행위도 적발됐다.

이에 따라 증선위는 지난 9월 일양약품에 대해 대표이사 해임 권고, 직무정지 6개월, 감사인 지정 3년,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 여파로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일양약품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지정하고 즉시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거래소는 오는 11월 6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기간 부여, 거래정지 해제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정유석 대표는 창업주 고(故) 정형식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으로, 2006년 일양약품에 입사해 마케팅 담당 과장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14년 전무, 2018년 부사장, 2023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2023년 4월부터 김 전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해 왔던 그는 이번 인사로 2년 6개월 만에 단독 대표 체제를 꾸리게 됐다.

정 대표는 현재 거래정지 해제와 상장 유지라는 중대한 과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일양약품은 매출 2689억원, 영업이익 110억원, 순이익 105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은 안정적이지만, 거래정지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경영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정 대표의 일양약품 지분율은 4.23%에 불과해 승계를 위한 작업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단독대표 체제 전환은 위기 수습과 경영 투명성 강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며 “정 대표가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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