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향보다 중요한 건 ‘짜장 본연의 깊이’. 풀무원은 식감, 오뚜기는 풍미, 롯데는 속도에서 각자의 길을 찾고 있었다. [출처=전제형 기자]
불향보다 중요한 건 ‘짜장 본연의 깊이’. 풀무원은 식감, 오뚜기는 풍미, 롯데는 속도에서 각자의 길을 찾고 있었다. [출처=전제형 기자]

[뷰파인더]는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마련한 코너다. 피사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카메라의 뷰파인더(ViewFinder)처럼 각 사의 제품에 바짝 다가가 성능과 가격, 성분, 디자인, 특징, 장단점 등을 꼼꼼하게 비교·분석한다.<편집자주>

본격적인 가을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열기가 짜장 소스로 옮겨붙었다. 풀무원, 오뚜기, 롯데웰푸드가 ‘직화 짜장’을 앞세워 간편식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나선 것이다. 불향과 간편조리 그리고 실온보관이 가능한 레토르트 제품(Retort Food, 내열 용기에 밀봉한 조리 가공 식품을 고압솥에 넣고 가열·살균해 장기간 보존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을 내세운 즉석 짜장은 이제 ‘집에서도 전문점 맛을 구현하는 한 끼’로 소비자 식탁에 자리 잡고 있다.

기자는 세 브랜드의 대표 제품을 직접 조리해 맛과 향, 식감, 영양 구성까지 비교했다.

풀무원식품은 올 들어 실온 짜장 소스 8종을 잇따라 출시하며 간편 짜장 시장에 본격 가세했다.

대표 제품인 ‘직화짜장’은 150℃ 고온 직화솥에서 큼직하게 썬 국내산 재료를 볶아 불향과 식감을 동시에 살린 것이 특징이다. 한우, 청양고추, 대파, 마늘 등에서 직접 뽑은 비법 기름으로 볶아 감칠맛을 더했고 냉동이 아닌 생야채를 사용해 재료 본연의 단맛과 신선함을 유지했다.

풀무원은 정통 짜장부터 매운맛, 라구, 지마장, 어니언갈릭까지 다양한 메뉴를 구성해 가족 단위 소비자부터 1인 가구, 캠핑 수요층까지 아우르고 있다.

전자레인지 90초 조리, 최대 9개월 실온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간편식으로서의 강점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번 직화짜장을 비롯한 실온 소스 8종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비자가 간편하게 ‘한 그릇 정찬’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제품”이라며 “고온 직화공법으로 구현한 깊은 맛과 국내산 생야채의 신선함을 동시에 담아 간편식에서도 품질과 건강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오즈키친’을 통해 ‘정통직화유니짜장’ ‘일품옛날짜장’ ‘갈릭비프짜장’ 3종을 선보였다.

이 중 ‘정통직화유니짜장’은 다진 국산 돼지고기와 양파를 듬뿍 넣고 직화로 볶아내 가장 진한 짜장면집 풍미를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뚜기는 제품별 타깃층을 세분화했다. 유니·옛날짜장은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가족층을, 갈릭비프짜장은 색다른 풍미를 찾는 2030 1인 가구를 겨냥했다.

모든 제품은 전자레인지 1분 조리로 완성되며, 밥·짜장면·떡볶이 등 다양한 메뉴로 응용할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레토르트 짜장은 카레와 함께 HMR 핵심 카테고리로 성장하고 있다”며 “원재료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소스 간편식 전문 브랜드 ‘요리킥’을 통해 ‘볶음간짜장’과 ‘매콤고추짜장’ 2종을 새롭게 발매했다.

‘요리킥 볶음간짜장’은 춘장을 파기름에 볶아 불향을 더했고, 1분(1000W 기준)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완성돼 1인 가구를 겨냥했다.

블랜칭(데치기) 공법으로 야채 식감을 살렸으며, 카레 시리즈(버터치킨·갈릭키마)에 이어 짜장 시리즈까지 출시하며 총 4종의 ‘요리킥’ 라인업을 완성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요리킥은 셰프의 조리 노하우를 빠르게 구현한 브랜드로, 앞으로도 외식급 소스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풀무원 ‘직화짜장’, 오뚜기 ‘오즈키친 정통직화유니짜장’, 롯데웰푸드 ‘요리킥 볶음간짜장’. [출처=전제형 기자]
(왼쪽부터) 풀무원 ‘직화짜장’, 오뚜기 ‘오즈키친 정통직화유니짜장’, 롯데웰푸드 ‘요리킥 볶음간짜장’. [출처=전제형 기자]

직접 비교한 결과 세 브랜드의 짜장은 각각 다른 방향성을 보여줬다.

풀무원은 큼직한 건더기와 들기름 고소함으로 덮밥형 정통 짜장에 가깝고, 오뚜기는 짙은 색감과 불향이 강해 외식형 유니짜장에 가장 근접했다. 롯데웰푸드는 단맛이 부드럽게 남는 간편형 짜장으로,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층을 겨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조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MR 시장은 2022년에 5조85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6조53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로, 냉동식·상온식·소스형 등 제품 카테고리의 세분화와 1인 가구 증가가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식품사들은 단순한 편의성에서 벗어나 ‘외식 재현형’ ‘직화 풍미형’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비교를 통해 확인된 세 제품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풀무원은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식감으로, 오뚜기는 깊은 풍미와 직화 기술로, 롯데웰푸드는 빠른 조리와 간편성을 무기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결국 짜장 소스 시장의 경쟁은 ‘향’과 ‘시간’ 그리고 ‘브랜드 철학’의 균형으로 귀결된다.

짜장은 결국 향의 싸움이다. 풀무원은 신선함에서, 오뚜기는 풍미에서, 롯데웰푸드는 속도에서 각자의 해답을 찾았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