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피해 우려에 동남아 노선의 수요 둔화가 우려된다.[출처=픽사베이]
캄보디아 범죄피해 우려에 동남아 노선의 수요 둔화가 우려된다.[출처=픽사베이]

국내 항공사들이 동계기간을 맞아 동남아시아 노선 증편에 나선 가운데,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취업사기·감금 피해가 동남아 전체 여행 수요를 위축시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번 동계기간(10월 말~3월 말) 국내외 항공사들이 신청한 국제·국내 항공편 운항 일정을 확정했다. 베트남 노선이 전년 대비 64.6%, 태국 노선이 22.8% 증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는 겨울철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다. 동계 기간 국내 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동남아와 일본 등 휴양지로 떠나는 계절적 수요가 집중돼서다. 이에 동남아 노선은 항공사들의 동계 시즌 국제선 수요의 핵심 노선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수요 감소 우려에 처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들이 고액월급을 미끼로 유인된 뒤 감금되거나 사기 피해를 입는 사례가 이어졌다. 이에 한국 외교부가 해당 지역에 대해 ‘경보·주의’ 등급을 발령하며, 한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위험 인식이 높아졌다.

이 같은 심리적 위축은 항공사 입장에선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가 승인한 노선 중 베트남과 태국은 캄보디아 국경과 인접해 있다. 캄보디아 범죄 조직이 여론의 관심이 커지고 단속이 활발해지면서 태국이나 베트남 등 인접 국가나 국경 지대로 도피하면서 인접 국가 여행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본 노선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 확산된 지진 괴담 여파로 수요 둔화 우려에 항공사들이 운임을 인하해 수요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7월 일본행 운임을 지난해 대비 약 20% 낮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여기에 강달러 현상과 항공사 간 경쟁 심화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남아 노선 대부분 단거리·중거리로 저비용 수요 중심이다. 공급이 확대될 경우 운임 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강달러로 인한 연료비 증가로 비용 확대도 우려된다. 벌써 시장에선 올해 4분기 수익성이 3분기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동남아 노선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지만, 탄력적인 노선 운영으로 수요 둔화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노선 확대는 기회이지만, 수요 회복 기대가 흔들리면 오히려 탑승률 저하나 단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직까지 눈에 띄게 동남아 노선에 대한 수요 둔화나 취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