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

한미 관세 협상의 분수령이 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가운데 양국이 장관급 채널을 가동하며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 도출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2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까지 두 차례 이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화상 협의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의 대면 협의 이후 후속 논의로, 양측은 총 3500억 달러(약 50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이행 방안을 중심으로 접점을 모색해왔다.

앞서 양국은 지난 7월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려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고, 한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시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식에서 현금 투자 비중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 전체 투자 금액 중 5% 이내만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보증 등 간접 방식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일본과의 선례처럼 현금 투자 중심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은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200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이에 대해 10년에 걸쳐 연 70억 달러, 총 700억 달러 현금 투자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전체 패키지의 절반 이상은 현금 투자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손실 공유와 배당 문제 등 모든 사안이 아직 쟁점 상태”라며 협상이 사실상 교착 국면에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는 기존 정부 발표에서 주장했던 “한두 가지 쟁점만 남았다”는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미국 측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 중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27일 “처리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며 한미정상회담(29일) 전 타결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당일까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와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과 향후 공동성명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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