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늦더위로 가을·겨울(FW) 시즌 실적 악화를 겪었던 국내 패션업계가 올해는 조기 한파에 힘입어 실적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929_701689_26.png)
지난해 늦더위로 가을·겨울(FW) 시즌 실적 악화를 겪었던 국내 패션업계가 올해는 조기 한파에 힘입어 실적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 10월 들어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며 간절기 아우터와 경량 패딩류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기업들은 발빠른 제품 기획과 출시로 대응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과거의 ‘선(先)생산·후(後)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실시간 시장 반응을 반영하는 온라인 기반의 유연한 운영체제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패션기업들은 기상청 예보, 검색 트렌드,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전략을 정교화해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은 빈폴 브랜드를 기존 4계절 운영에서 7개 시즌으로 세분화해 초가을, 한여름 등 날씨별 대응력을 높였다. 하이브리드형 간절기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한 결과 10월 들어 주요 아우터 판매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튜디오 톰보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량다운 출시 시점을 전년보다 2주 앞당겼다. 회사는 기상청의 예보를 사전 분석해 이미 지난달 초 물류센터 입고까지 마친 상태다. 발주에서 생산·입고까지 약 4개월이 걸리는 의류 유통 구조상 예측 실패가 곧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소량·빠른 기획을 바탕으로 온라인 중심의 리오더 체계도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LF는 대표 브랜드 리복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경량 패딩 라인을 출시했으며, 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는 대표 경량 아우터 ‘솟솟다운’의 물량을 전년보다 약 30% 늘리며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또 간절기용 ‘키퍼’, 초겨울용 ‘알파다운’ 등 라인업을 다각화해 다양한 기온대에 적응할 수 있는 상품군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은 유통 현장에서 바로 반영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셋째 주 기준 경량 패딩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0% 급증했으며, ‘패딩·헤비 아우터’ 카테고리 거래액의 경우 같은 기간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경량 패딩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6% 늘었고, ‘후드 경량 패딩’은 무려 1775% 증가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카카오스타일의 지그재그 역시 같은 기간 경량 패딩 거래액이 160% 급증했으며, 기모 후드집업(227%), 니트 스타킹(140%) 등의 판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 추위에 더해 올 겨울은 강한 한파가 예고돼 있는 만큼 고기능성 아우터뿐 아니라 겹쳐 입기용(레이어링) 보온 아이템 수요도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시즌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예측 기반의 생산 전략과 유연한 재고 운영 능력이 실적에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3분기까지 한섬, F&F,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패션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 또는 정체 수준에 머물렀지만, 업계는 4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인해 가을이 짧아지고 겨울이 길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날씨 변화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핵심 기획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대량 생산에 의존하기보다, 실시간 반응형 시스템과 정교한 수요 예측이 실적 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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