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종근당]
[출처=종근당]

최근 종근당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고 그룹내 비만과 CNS(중추신경계) 등 유망 분야 파이프라인의 R&D(연구개발)를 맡기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100% 지분을 보유한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연구 없이 개발만 진행) 형태의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첼라(Archela)’를 설립했다. 아첼라는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과 임상 추진, 기술수출 및 상용화를 전담하며 종근당의 혁신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를 위해 종근당은 아첼라에 CETP(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 저해제 ‘CKD-508’,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작용제 ‘CKD-514’,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 ‘CKD-513’ 등 파이프라인 3개를 넘겼다. 

CKD-508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영국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고,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상 승인을 받았다.

CKD-514는 경구용 GLP-1 작용제로 비만·당뇨 치료의 새로운 옵션으로 기대를 모은다. CKD-513은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HDAC6 저해제로,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 가능성으로 주목받는다.

종근당 관계자는 “아첼라가 설립된지 얼마 안 된 만큼 기존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향후 신약 개발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운영해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자회사 설립이 향후 투자 유치와 IPO(기업공개) 등을 통한 자금 조달 확대로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선 10년 가량의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10% 미만에 그친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때문에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회사의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실패할 경우 주가 하락과 수익성 감소라는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별도의 회사인 만큼 독립적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외부 투자 유치에도 수월하고 여러 파이프라인을 운용하는 모회사 대비 소수의 파이프라인에 집중해 연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결국 리스크를 분산하고 투자 유치 및 자금 조달 경로 확보 등의 장점으로 인해 R&D 전문 자회사 설립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이다. 해당 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37번째 신약으로 허가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지난해 12월 IPO를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상장 전부터 중화권 기업에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을 성사시키는 등 상업화와 매출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바이오 기업이란 이미지도 얻으면서 현재도 시가총액 2000억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종근당의 아첼라 역시 향후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IPO를 통한 지속적 자금 확보와 그룹 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R&D 자회사의 경우 초기 지원을 통해 독립 경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게 되면 독립적인 투자 유치 등으로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다”며 “향후 신약 개발에 성공해 IPO 등을 진행하면 모기업의 가치 상승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현재로선 이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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