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내분비 분과전문의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김창권 기자]
이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내분비 분과전문의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김창권 기자]

“많은 사람들이 비만을 치료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는데 비만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다. 아직까지 비만을 미용적인 논리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병원을 찾아 의료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내분비 분과전문의 교수(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이 27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에서 ‘10대 비만에 관한 진실-10년 새 2배 늘어난 청소년 비만, 올바른 치료 로드맵은’이란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열고 청소년 비만의 최신 현황과 인식 격차, 조기 개입을 위한 치료 및 정책 로드맵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인사말에 나섰던 이영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며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은 80% 이상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만큼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성인기에 비만이 생기면 60대, 70대에 당뇨나 심혈관 질환이 나타나지만, 청소년기에 비만을 겪은 아이들은 20~30대에 같은 질환을 경험하게 된다”며 비만의 장기화가 합병증 발생 시기를 앞당긴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과 접근법이 달라야 하는데, 체중 감량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성장 과정에서 정상 발달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운동, 영양, 심리치료가 기본 치료법이며, 필요 시 약물이나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청소년 비만 미디어세션 [출처=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청소년 비만 미디어세션 [출처=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미디어 세션 발표에 나선 이해상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장 단계의 특성을 고려해 체질량지수(BMI)를 연령과 성별 기준에 맞춰 평가해야 하는데, BMI가 같은 연령 대비 9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으로, 85~95백분위수 사이면 과체중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국내 청소년 비만율은 동아시아 주요 3개국(중국, 일본, 대만)보다 높다. 2022년 기준 한국 남학생의 비만·과체중 비율은 43%, 여학생은 24.6%로, 2010년 대비 남학생은 약 9.6%p, 여학생은 3.1%p 증가했다. 특히 14세 이후 여학생의 비만 증가율이 두드러졌으며, 이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청소년 비만은 신체적 문제 외에도 정신적 부작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아동은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이 최대 2배 높으며, 학교 내 괴롭힘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결국 청소년 비만은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문제를 모두 포함한 복합 질환으로, 조기 개입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세션 발표에 나선 홍영희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이사)는 “청소년 비만은 이미 심각한 건강 이슈이자 사회 문제로, 낙인 대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체중 관리를 ‘내 책임’으로 여기는 비율이 80%에 달한다”며 “이 같은 자기책임화가 상담 회피와 낙인 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진과 대화의 시작 자체가 치료의 첫 단추로, 목표는 ‘체중 숫자’가 아니라 건강한 성장과 건강 체중 유지”라며 “생활습관(식사·운동·행동) 교정이 우선이고, 성장 단계와 위험도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 한해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분별한 약물 의존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홍 교수는 “청소년 대상 약물 허가는 ‘만능 열쇠’가 아니라, 비만을 질병으로 공인해 조기 진단·치료 경로를 넓히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를 추최한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국내 의료계·정책 당국·교육 현장과 협력해 청소년이 성장기에 적시에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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