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가 ‘초(超)심야배송’ 제한 요구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4240_702025_4148.jpg)
이커머스 업계가 ‘초(超)심야배송’ 제한 요구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이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배송을 금지하자고 제안하면서, 빠른 배송 경쟁을 벌여온 유통업계는 “사실상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난색을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지난 22일 열린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 회의에서 “택배기사 과로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수면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심야시간대 배송 제한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기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토교통부, 택배업계,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택배 노동 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노조는 “새벽배송 자체를 전면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배송 시스템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간·야간 근무 체계를 오전 5시 출근조와 오후 3시 출근조로 재편하면 일자리 감소 없이 긴급 새벽배송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제안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쿠팡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새벽배송·당일배송에 이어 1~2시간 내 도착하는 ‘퀵커머스(즉시배송)’ 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밤사이 산지에서 물류센터로 상품을 수송하고 분류해 오전 7시 전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며 “오전 5시 출근조만으로는 물류가 완전히 마비된다”고 말했다.
그는 “분유, 학용품처럼 아침에 꼭 필요한 상품이 많고, 심야배송 제한은 소비자 불편뿐 아니라 수천 개의 물류센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택배기사들 역시 “교통 체증이 적고 수입이 높다는 이유로 심야배송을 선호한다”며 노조의 입장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는 반면 “쿠팡처럼 심야노동이 고정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수면장애·심혈관 질환·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택배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