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 고객이 나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 고객이 나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1년 반 동안 이어진 매출 하락세를 멈추며 회복의 신호를 보였다. 브라이언 니콜(Brian Niccol)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이후 추진해온 구조조정과 효율화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9월 28일 마감된 회계 4분기 실적에서 미국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6개 분기 연속 하락세가 끝난 결과다. 글로벌 동일점포 매출은 1%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6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해 애널리스트 전망을 웃돌았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52달러로, 팩트셋(FactSet) 예상치(0.56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니콜 CEO는 "턴어라운드 전략이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다"며 "매장 운영 효율화와 고객 경험 개선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기 순이익은 1억3310만 달러로, 전년 동기(9억960만 달러) 대비 85% 급감했다. 회사는 매장 폐점, 본사 인력 감축, 조직 재정비 등 구조조정 비용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이번 분기에 627개 매장을 폐점했으며, 이 중 90% 이상이 북미 지역에 집중됐다. 현재 미국 내 매장 수는 1만6864개다. 니콜 CEO는 지난 1년 동안 약 2,000개의 본사 직무를 감축하고 수천 명의 바리스타를 정리하는 등 비용 절감을 추진해왔다.

그는 "조직을 슬림화해 매장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직원 교육, 매장 인테리어 개선, 주문 처리 속도 향상에 투자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미국 외식업계는 경기 둔화로 소비자 지출이 줄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즈케이크팩토리와 도미노피자 등 주요 외식 브랜드들도 고객 유입 감소를 호소했다.

스타벅스는 이런 상황에서 메뉴 가격을 동결하며 소비자들의 '가격 대비 가치' 인식을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니콜 CEO는 "가격 인상은 고객 반응을 충분히 테스트한 뒤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며 "소비자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커피 원두 가격 상승과 관세 부담이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니콜은 "커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몇 달간 원가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콜 CEO는 지난해 재무 가이던스를 중단했으나, 내년 1월 투자자 데이 행사를 열고 새로운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매출 회복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스타벅스 주가는 약 8% 하락한 반면, S&P 500 외식업 지수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 회사는 복수의 입찰을 검토 중이며, 거래 규모는 1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니콜은 "잠재적 파트너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에서 의미 있는 지분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스타벅스가 구조조정을 통해 '본사 중심'에서 '매장 중심'으로 경영 방식을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한다. 매장 효율화, 주문 자동화, 고객 체류 경험 강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매출 회복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타벅스는 올해 안으로 매출 성장세를 본격 회복하고 다시 신규 매장 확장 국면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니콜 CEO는 "지금은 재건의 시기이며, 핵심은 다시 매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커피 가격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객 신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