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낮 기온이 19도까지 오른 포근한 가을 날씨 속에 경주의 대표 관광 명소인 황리단길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4795_702629_5339.jpg)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세계의 이목이 쏠린 경북 경주시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K-디저트 성지’로 부상했다. ‘경주 십원빵’ ‘황남쫀드기’ ‘우엉김밥’ 등 로컬 간식들이 APEC 회의장을 찾은 외신 관계자와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념 맛집 코스’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한류 소비 코드로 주목받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낮 기온이 19도까지 오른 포근한 날씨 속에 경주의 대표 관광지 황리단길은 국내외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거리 곳곳에서는 십원빵과 황남쫀드기, 우엉김밥을 든 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주 십원빵은 치즈가 늘어나는 식감과 동전 모양의 귀여운 비주얼로 외국인 관광객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장식했다.
한 중화권 관광객은 “많은 이들이 들고 있어서 나도 따라 샀다”며 “치즈가 길게 늘어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여러 번 베어 물었다”고 말했다.
황남쫀드기 매장 앞에서는 제조 장면을 촬영하는 외국인 여성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쫀드기를 직접 만든 뒤 포장 받으며 “It’s so traditional and fun(전통적이고 재미있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에 힘입어 작품 속에 등장한 우엉김밥 역시 외국인들의 인증 필수 메뉴가 됐다.
한 관광객은 김밥을 손에 든 채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케데헌을 시청하며 “실제 한국 음식이 애니 속에 나오는 걸 보니 신기하다”고 밝혔다.
또 ‘갓’을 착용한 상점 직원들은 전단을 나눠주며 “외국인들이 갓을 보고 신기해 하며 사진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한편 APEC 회의 일정이 이어진 지난달 27~30일 동안 황리단길 방문객 수는 9만1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3408명)보다 26.9% 감소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회의 기간 차량 통제와 보안 강화로 교통 체증이 심해 일시적으로 관광객이 줄었다”며 “APEC 종료 이후엔 회의 홍보 효과로 방문객이 다시 급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주 사례가 ‘K-푸드 관광’의 실험장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APEC을 계기로 외국 정상단, 글로벌 미디어,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면서 한국의 지역 디저트 브랜드들이 세계 무대에 소개되는 계기가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K-푸드는 서울 강남이나 명동이 아니라 지방의 로컬 브랜드가 중심이 되는 시대”라며 “APEC 이후에도 외국인 관광객 대상 ‘K-디저트 로드맵’이 새롭게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