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슈퍼레이스 최종전 그리드 워크에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사진=진명갑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001_702879_394.jpg)
[용인=진명갑 기자]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산업의 최전선에 선 슈퍼레이스의 2025년 시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2025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슈퍼레이스)’ 최종전이 열렸다. 이번 대회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8라운드와 최종전이 연이어 진행되는 ‘더블 라운드’로 구성돼 시즌 마지막까지 긴장감이 팽팽했다.
■ 초겨울 날씨도 이겨낸 팬들의 함성
2일 아침,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는 차가운 초겨울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트랙 위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 예선전이 시작되자 관람석에서는 이른 시간임에도 함성이 터져 나왔다.
1~2일 이틀간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총 2만324명.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드라이버의 마지막 질주를 직접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한 시즌을 함께 달려온 팬들에게 이번 레이스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였다.
특히 오후 1시경 진행된 ‘그리드워크’ 행사에서는 관람객들의 열기가 절정에 달했다. 팬들은 응원하는 드라이버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일찌감치 대기줄에 섰고, 트랙 위는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드라이버들은 미소를 지으며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에게 직접 사인을 건네며 마지막까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관람석뿐 아니라 경기장 곳곳도 축제 분위기였다. ‘팬 존(Fan Zone)’에는 푸드트럭이 늘어서 있었고, 커피 한 잔을 손에 든 연인과 친구들이 경기 중계를 지켜보며 담소를 나눴다. 엔진 소리와 함께 바비큐 향이 퍼지며 레이스의 긴장감에 따뜻한 온기를 더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많았다. 부모의 손을 꼭 잡은 어린 팬들은 전시된 레이스카 앞에서 눈을 반짝이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슈퍼레이스 스쿨’에서 마련된 전기 카트 체험장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작은 트랙 위에서 핸들을 돌리는 아이들의 모습에 부모들도 함께 미소를 지었다.
![슈퍼레이스 최종전 팬존에 마련된 키즈 슈퍼레이스 스쿨에서 아이들이 전기 카트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진명갑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001_702883_4134.jpg)
■ 금호타이어, 6000클래스 완전 제패
도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는 ‘슈퍼레이스의 꽃’으로 불린다.
6000클래스 스톡카는 6200cc 8기통 엔진, 최고출력 450마력, 7000RPM, 최대속도 300km/h, 6단 시퀀셜 미션이 조화를 이루는 괴물 같은 고성능 머신이다.
이 고성능 머신들의 경쟁 속에서 올해는 금호타이어가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시즌 챔피언을 차지했다.
금호SLM의 이창욱은 최종전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누적포인트 171점으로 종합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올 시즌 9차례 레이스 중 5승을 거두며 독보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금호SLM은 팀 포인트 265점으로 ‘팀 챔피언’까지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금호타이어 연구개발본부 김영진 전무는 “우선 팀 종합우승의 쾌거를 이룬 금호SL모터스포츠팀과, 특히 개인전에서 종합챔피언을 차지한 이창욱 선수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금호타이어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 고성능 브랜드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 챔피언에 오른 금호SLM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금호타이어]](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001_702885_4252.jpg)
■ 20주년 슈퍼레이스의 성장…새로운 도전
CJ대한통운이 후원하는 슈퍼레이스는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의 심장으로 불린다.
2006년, 모터스포츠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첫 대회를 연 이후 20년간 쉼 없이 달려온 슈퍼레이스는 이제 단순한 레이싱 대회를 넘어 ‘K-모터스포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슈퍼레이스의 현장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다. 팬과 선수, 팀이 하나로 호흡하는 축제의 공간이다. 각 팀의 깃발과 응원 도구를 손수 제작해 들고 오는 관람객들은 이미 확고한 팬층으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에는 총 14만874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매 경기마다 1만 명 이상이 현장을 가득 메운 셈이다. 이는 국내 모터스포츠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으로, 팬덤 중심의 스포츠 문화가 국내에서도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슈퍼레이스의 성장세는 오프라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유튜브, 티빙, 네이버스포츠, SOOP 등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계와 콘텐츠 확산이 두드러졌다.
슈퍼레이스가 자체 집계한 지난해 디지털 소비 지표는 418만655이었고, 올해는 7라운드까지만 집계된 수치는 이미 442만1087에 달했다. 이는 콘텐츠 소비 패턴이 현장 관람에서 ‘디지털 팬 참여형’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는 성장의 다음 단계로 예능과의 융합을 시도한다. CJ그룹의 OTT 플랫폼을 통해 국내 최초의 모터스포츠 예능 ‘슈퍼스타 프리스타일’을 제작 중이다. ‘프리스타일 튜닝 룰’ 아래 차종과 연식, 튜닝에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레이싱을 선보이며, 드라이버와 연예인 팀 매니저로 구성된 10개 팀이 맞붙는다.
드라이버 김동은, 황진우, 한민관, 박규승, 노동기, 최광빈, 이창욱, 김화랑, 박시현, 김시우가 출전하며, 연예인 매니저로 데니안, 유이, 윤보미, 곽범, 경수진, 정혁, 승희, 조진세, 엄지윤, 윤하정이 함께한다. MC로는 자동차 마니아이자 레이서로도 활동하는 김진표와 god의 박준형이 합류해 예능감과 전문성을 동시에 책임진다.
프로그램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탑기어 코리아’로 자동차 예능 신드롬을 만든 김영화 PD, 최영락 PD, 이병각 PD와 ‘대탈출: 더 스토리’의 이우형 EP가 참여해 완성도 높은 모터스포츠 예능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일, 슈퍼레이스 최종전이 끝난 뒤 열린 ‘프리스타일 야간 경기’가 라이브로 중계되며 큰 관심을 끌었다.
■ 미리보는 2026 슈퍼레이스의 변화
슈퍼레이스는 내년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변화를 단행한다.
우선 6000클래스의 결승 주행 거리를 기존 최대 170km에서 약 100km 내외로 단축한다. 짧은 거리 안에 모든 승부를 압축해 더욱 긴박한 전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피트스톱 의무화 규정도 폐지된다. 내년부터는 시즌 중 1~2회만 운영한다. 이를 통해 경기의 흐름이 보다 역동적이고, 드라이버 간 순수한 배틀 중심의 레이스가 될 전망이다. 관중은 더 빠르고, 더 다이내믹한 스피드 대결을 현장에서 즐길 수 있다.
2025시즌까지 운영되던 최대 50kg의 석세스 웨이트 제도는 2026년부터 과감히 폐지된다. 이는 드라이버의 순수 실력과 팀의 차량 세팅 능력 등 내부 경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동일한 조건에서 펼쳐지는 레이스는 더욱 치열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26시즌에는 일반 라운드, 더블라운드, 내구 레이스 등 경기 형태에 따라 타이어 수량 규정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각 팀은 경기 특성에 맞춘 타이어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며, 레이스마다 다른 양상의 전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슈퍼레이스는 내년 21회 대회를 맞이한다. 그간의 성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에도 나서며 한국 모터 스포츠의 또 다른 10년을 주도하기 위한 걸음에 나선다.